1959년 이후 수십만 명의 쿠바인들이 마이애미로 도피했는데, 대부분 빈털터리 신세였다. 임대 건물에 ‘개 사절, 쿠바인 사절’이라는 안내판이 내걸릴 정도로 심한 박대를 받으며 그들은 작은 아파트로 꾸역꾸역 비집고 들어가, 접시닦이나 문지기로 일하고, 농장에서 토마토를 땄다. 이 쿠바인 망명자들과 그 자녀들은 잠든 듯 생기 없던 마이애미를 미국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번화가로 탈바꿈시켰다. 1990년에 이르러, 5만 달러 이상의 가계소득을 올리는 미국 태생 쿠바계 미국인들의 비율은 영국계 미국인들의 2배에 달했다. 쿠바계 미국인들은 미국 히스패닉계 인구의 겨우 4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지만, 2002년 미국 히스패닉계 갑부 10위 안에 5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현재, 히스패닉계의 전체 평균보다 2.5배 많은 비율의 쿠바계 미국인들이 한 해에 2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_ [1장 트리플 패키지]
트리플 패키지 문화에서 자라지 않은 사람이라도 트리플 패키지와 관련된 자질들을 모두 갖출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능력을 터무니없이 높게 평가했다. 그가 유명해지기 오래전, 그의 옛 애인은 그에게 자기애 인격 장애가 있다고 믿었다. 그의 자제력과 꼼꼼함 역시 아주 유명했다. 그리고 그의 절친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스티브는 항상 불만 같은 것을 품고 있었다. 내면 깊숙이 불안감이 있어서 밖으로 나가 자신을 증명해 보여야만 했다. 아마도 고아라는 사실이 스티브를 우리 대부분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내몰았던 것 같다.”
어떤 가정에서든 출신 배경에 상관없이 아주 강인한 부모나 조부모가 아이들에게 우월감, 높은 기대감, 절제력을 심어주면, 가정 내에 일종의 작은 트리플 패키지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개인이 스스로 그런 자질들을 계발할 수도 있다. _ [1장 트리플 패키지]
가족과 공동체는 사회의 주된 문화를 거부하거나 그 의미를 뒤집어 자긍심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성공한 어느 아프리카계 미국인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나는 미국에 사는 흑인 여성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두 배는 더 노력해야 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자랐다. 부모님은 내게 많은 걸 기대하셨고, 세상이 불공평해 보일 때마다 나는 조상들이 감내해야 했던 투쟁과 희생을 떠올렸다. 한마디로 우리 고조부모님들은 노예였다. 그러니 내가 극복 못할 장애물이 뭐가 있겠는가?" _ [3장 우월 콤플렉스]
플로리다 주지사 루비오의 자서전에 따르면, 젊은 시절 그는 부모가 그를 위해 치른 크나큰 희생을 생각하며 밤마다 이렇게 기도하곤 했다. “내가 부모님의 자랑이 될 수 있기를. 당신들의 고된 노동과 모든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날까지 장수하시기를.” 5000명 이상의 이민자 가정 자녀들을 조사한 연구자들은 부모의 희생에 보답해야 한다는 초조함이 이민 2세대의 성공 욕구를 부추기는 현상을 ‘반복적으로’ 발견했다. _ [4장 불안]
아시아계 학생들의 공부 습관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뉴욕 공립 명문고 진학률은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2012년, NAACP(전미 흑인 지위향상 협회) 법률 소송 기금은 뉴욕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흑인들과 히스패닉계의 저조한 명문고 입학률에 불만을 토로하고, 시험 성적으로만 학생들을 받는 것은 인종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계 부모들은 그들이 자녀를 혹사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감하지 않는다. 한 중국계 부모는 그녀가 자라면서 겪은 일에 비하면 딸의 과외 수업은 “고생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들은 캄보디아에서 굶어 죽었고, 그녀의 어머니는 미국으로 이주한 후 의류 공장에서 힘들게 일했다. “그것에 비하면 공부는 수월하다.” _ [7장 무엇이 성공을 결정하는가]
홀로코스트 생존자 2세대는 비유대계 집단들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에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들을 포함한 다른 유대인들보다 경제적으로 더 크게 성공했다. 2세대 생존자이자 심리학자인 에런 하스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자녀들에 관한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내가 이렇게 살려고 나치들을 견뎌냈나? 이렇게 살려고 수용소에서 살아남았어?” 내가 말대꾸를 하거나, 약속했던 것보다 늦게 집에 가면 부모님이 종종 괴롭게 내뱉으셨던 말이다…… 나와 내 욕심은 부모님의 끔찍한 과거 앞에서 그냥 사라져버리는 것 같았다. 부모님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잘 아는데, 어떻게 그분들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었겠는가? 이미 너덜너덜하게 해져 있는 상처에 어떻게 소금을 뿌릴 수 있었겠는가?…… 부모님은 고통을 꾹꾹 누르며 힘겹게 버티고 계셨다. 항상 위태위태한 모습이었다. 유년 시절이나 사춘기 때 반항은 꿈도 꾸지 않았다……. 유럽의 유대인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더 자세히 알고 나서는, 고집을 부리고, 비난하고, 거절하는 것이 훨씬 더 힘들어졌다. _ [7장 무엇이 성공을 결정하는가]
지금은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자존감을 키운다고 해서 성적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만족감 때문에 덜 노력하게 되고, 그래서 성적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은 미국의 모든 인종 집단 가운데 자존감이 가장 낮지만, 성적은 가장 좋다. 흑인 학생들은 자존감이 가장 높지만, 성적은 항상 좋지 않다. 미국 학생들의 전반적인 자존감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고, 성적은 세계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한 연구에서, 똑똑하다는 말을 들은 학생들은 표준화된 검사에서 더 낮은 점수를 받았고, 몇 문제를 맞혔느냐는 질문에 거짓말을 했다. 반사회적 행동이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는 주장 역시 거짓으로 증명되었다. 연구자 니컬러스 에믈러는 인종차별주의자들과 범죄자들이 “내심으로는 자신에 대한 불만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편, 심리학자들은 높은 자존감을 주입받으며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우울증과 불안감, 자기애성 인격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한다. _ [8장 미국 문화와 트리플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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