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도서출판 법등의 편집장을 거쳐, 현재는 불교철학 및 중국철학을 비롯한 동양사상관련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 {노자의 웃음} 등의 저서와 {이제 그만 마음을 내려놓으시게} {우리가 만나고 싶은 이야기 인연} 등의 편서가 있으며, 역서로는 {네 글자에 담긴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법} {알기 쉬운 선불교} {중화의 지혜} {불교 지혜의 원천} 등이 있다.
위나라 사군이 세를 올려 양식을 더 많이 모아두려고 하자, 그 소문을 들은 백성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민심이 흉흉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군은 신하 박의를 불러 물었다.
"백성들은 정말 어리석기 그지없소. 양식을 모아두려고 하는 것은 바로 백성들을 위한 게 아니겠소? 자기 집에 저장해 두나 조정에 보관해 두나 다를 게 뭐가 있단 말이오?"
"그렇지 않습니다. 전하의 입장에서 보실 때는 양식을 백성들에게 맡겨 두면 뜻대로 사용할 수 없으니 조정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을 것이요, 백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조정에 맡겨두고 뜻대로 못하는 것보다는 자기 집에 두는 것을 더 좋아할 것입니다."
입장에 따라 사람의 생각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모두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 세상에 나와 완전히 똑같은 입장에 처한 사람이 있을까? 비슷한 경우는 있을지 몰라도 완전히 동일한 경우는 결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한 배에서 나온 일란성 쌍둥이조차 똑같은 삶을 살 수 없는 법이므로 다른 경우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될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