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망자(亡者)’라는 병
이 세상에는 ‘비즈니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돈을 버는 방법이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최첨단 비즈니스 방법’이나 ‘즐겁게 돈을 모으는 방법’이 항상 등장하고, 조금 붐이 일었다 하면 어느 사이엔가 사라지고 또 다른 방법이 나오는 사이클이 언제나 반복되고 있습니다.
색다르게 돈을 버는 방법이 나올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모두 그 정보에 달려들고, 휘둘리다가 실패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유행하는 ‘가상통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10억 부자’라는 키워드에 끌려서 있는 돈 없는 돈 전부 투자하여 결국 큰 부채를 떠 안았다는 이야기를 정말 자주 듣게 됩니다.
저도 ‘돈’을 쫓았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젊었을 때에는 ‘부자가 되면 행복해질 거야’라는 생각이 강해서 32살에 창업했을 때 목표는 ‘돈을 가능한 많이 버는 것’이었습니다. 회사를 설립하고 1년 후에는 연 매출 10억, 2년 후에는 20억 원으로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스피드로 목표를 계속해서 달성했습니다. 큰 부자 정도는 아니었지만 30대 중반이었던 저는 상당한 돈을 벌어서 ‘너무너무 행복해!’야 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서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불행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돈만 있는 가난한 생활? 돈은 있지만 가난한 생활?
‘큰 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달성했을 당시의 제 생활은, 제 인생 ‘불행 베스트 2위’ 였습니다. 참고로 가장 불행했던 일이 뭐였냐 하면, 제가 10살 때에 성범죄를 당했던 일입니다. 분수에 맞지 않는 큰돈을 손에 넣은 것은 유소년기의 트라우마에 필적하는 강렬한 데미지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32세에 패션샵을 시작하여 반년 만에 1억5천만 원을 벌고, 그로부터 3년 뒤에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당시에는 패션샵에서 가발도 판매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모발연장에 대한 수요가 있었고, 그렇게 시작한 가발 판매가 대박이 났습니다.
이어서, 모발연장과 퍼머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서 미용실 경영에 뛰어들었습니다. 단기간에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하고 작정하며 오픈한 3개의 미용살롱은 스텝 60명, 1년에 15,000명이 방문하는 인기매장이 되어 파죽지세로 매출을 늘려갔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비례하듯이 제 마음은 순식간에 피폐해져만 갔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실 시간도 없이 접객, 스텝 근무관리, 광고와 마케팅 관리, 거기다 경영까지.
갑자기 종업원이 한번에 늘어난 매장은 항상 트러블이 끊이지 않았고, 집에 돌아와도 마음 편히 쉬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당시에 사귀고 있었던 지금의 남편과도 싸움만 했었고 몸 상태는 완전히 망가져서 극심한 편두통에 시달리는 매일의 연속이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보다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데 왜 매일 이렇게 힘들고 불행할까?” 답을 찾지 못한 상태로 줄곧 앞만 보고 달려간 결과, 저는 결국 중등도의 ‘우울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매장에 가지 못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1인 사장이었던 제가 부재하게 되니 결국 매장 매출은 급강하를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게 끝장났다.”
이런 상황이 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저는 ‘큰 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제 생각이 완전히 틀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돈 만으로는 절대로 행복하게 될 수 없구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구나’하고 실감하였습니다.
창업으로부터 5년 만에 배운 제 첫 번째 인생수업.
그것은 ‘마음을 소홀히 하면 가난해진다’는 세상의 격언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01. 수십억 수입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을 겪고 난 뒤에 얻은 깨달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