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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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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 휠체어 탄 여자가 인터뷰한 휠체어 탄 여자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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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84g | 135*200*16mm
ISBN13 9791170871286
ISBN10 1170871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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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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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아니 그럼 나는 아직 어린이이고, 여성이고, 장애인인데 그럼 무슨 뭐 자꾸 먹고 먹히는 생태계의 최하위, 이런 느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게 사회에서 ‘약자’라고 말하는 것들을 깡그리 뭉쳐서 나를 정의하고 싶었어. 나는 소극적이거나 “나는 약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세 가지 정체성이 묶여 있을 때 그에 대한 정의가 조금 더 긍정적이고, 강해 보이게. 이 세 가지를 엮는 사람이 주변에 많이 없잖아.
--- p.20

성희 | 언니들 있는 거 정말 중요해요. 저도 정말 모르는 것들이 많았고, 표본이 되려고 일부러 더 애쓰느라 지쳤던 날들이 있거든요. 다행히 먼저 기숙사에 사는 사람들을 봤고, 자취하는 사람들을 봤고, 그런 게 도움이 됐어요. 표본이 되는 언니들이나 오빠들이나 누군가가 있었으니까 가능했던 일들이에요. 그게 아닌 제 취미 생활이라든지, 아니면 다른 일들은 ‘내가 바꿔 놔야 다음에 하는 사람들이 좀 편하겠구나.’ 이런 생각 때문에 제 에너지 이상으로 활동했거든요.
언니가 정말 필요해요. 근데 그게 꼭 개인적으로 깊은 관계가 아니어도 내가 궁금한 게 있을 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만 정보가 있어도, 아니면 ‘이런 사례가 있었다.’ 하는 아주 조그마한 정보만 있었어도 저는 더 잘했을 것 같아요. 더 잘 살았을 것 같아요.
--- p.93

서윤 | 근데 그런 것 같아요. 물어봐야 하는 것 같아. 결국엔 파트너에게, “내 몸은 이러하고, 너는 이런 나의 몸이 괜찮냐.”라고요. 당신이 괜찮냐는 게 ‘허락해 주세요.’라는 의미가 아니고, 내 몸에 대해 일단 설명해야 한다는 거죠. 파트너도 처음으로 나의 몸을 보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티비에 나오는 ‘예쁜 몸매’ 이런 게 아니고, 더군다나 신체적 구조가 조금은 다르잖아요. 그럼 ‘아, 이런 몸을 가졌구나.’ 할 수 있게, 이 사람에게도 장애가 있는 나, 지우의 몸을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해요.
그러면 어떤 부위는 정말 예뻐 보일 수도 있고, 어떤 부위는 귀여울 수도 있고, 어떤 부위는 되게 뭐 측은할 수도 있고. 별의별 감정이 다 들 거 아니에요. 그 사람도. 그럼 이제 소화하는 건 그 사람의 몫인 거고.
--- p.132

‘‘노력’을 말하는 다온 언니의 얼굴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자부심’이었다. 언니는 노력이 인정받을 때, 과한 인정으로 돌아올 때, 또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일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확신했다. 콜센터에서 우수 사원으로 계속 일하다가 출산 이후 필드 영업에 뛰어든 이야기에서 언니의 자부심을 선명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노력하지 않아도, 슈퍼 장애인이 되지 않아도 동료로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자신을 믿는 언니의 마음만은 닮고 싶었다. ‘내가 남들보다 못하기 때문에’ ‘남을 이기려고’ 의식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오롯이 나를 바라보고, 나의 성장을 꿈꿀 때 일의 현장에서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 pp.161~162

제가 유방암에 걸렸었어요, 15년 전에. 어떤 사람은 그러더라고요. 이미 장애인이 됐는데, 그럼 이게 좀 부당하지 않냐고요. 장애가 없는 사람한테 암을 줘야지, 왜 장애인한테 암을 주냐고요. 그날 막 울었어요. 근데 나 딱 2주 고민했어요. 2주를 고민하면서 책이랑 논문을 찾아봤죠. 어떤 발표에서, 양쪽 가슴 절개가 당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어요.
(…) 마지막에 어떻게 했느냐 하면, 골프를 떠올렸어요. 여성들이 골프를 어려워하는 이유가 가슴 때문이래요. 풀스윙해서 이렇게 (골프 치는 흉내) 가야 하는데 가슴이 여기를 딱 막잖아요. ‘그러면 양쪽을 자르고 나면 골프는 잘 치게 생겼구나.’ 이렇게 생각한 거야. 나는 그렇게 수술을 결정했어요. 의사한테 가서, 딱 “양쪽 다 절개!” 했죠. 의사가 깜짝 놀라데요.
--- pp.269~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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