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재학 시절부터 환경문제와 맞서 싸워온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첫 세대에 속한다. 1991년 독일로 건너가 에센-뒤스부르크대학에서 생태학을 전공, 2002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과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국내 기후, 환경, 생태 분야에서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학자이자 운동가로서 대학 강의, 칼럼 기고, 토론과 운동 기획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제1회 기후변화 그랜드 리더스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역서와 저서로는 『기후의 문화사』, 『코펜하겐에서 칸쿤까지』, 『우리는 지구를 지키는 사람입니다』 등이 있다.
시인은 “자작나무를 베어내고 거기에다가 인간을 한 그루씩 옮겨 심는다면 지구가, 푸른 지구가 온통 공동묘지 되고 말겠지”라고 노래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착각은 식물이 동물보다 열등하다는 믿음이다. 바다보다 거친 육지의 삶에 뿌리를 먼저 내린 것은 식물이었다. 식물은 동물이 잠시도 살 수 없는 극한 생태계에서도 번성할 수 있다. 이 세상을 다스리는 진정한 지배자는 우리 인간이 아니라 풀과 나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25~26쪽)
옷장에 드라이클리닝한 옷들을 그대로 걸어둔다면 옷장을 화학물질의 창고로 만드는 셈이 된다. 만일 비닐 커버를 벗기자마자 그 옷을 입고 나선다면? 옷을 입는 것과 동시에 혈관 속으로 화학물질을 주입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지구상에서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은 대략 8만 가지다. 매년 2,000개 이상의 신종 화학물질이 목록에 추가되고 있다. 화학물질로 뒤범벅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몸에 닿는 것과 입에 넣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아동용 의류는 세심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 아이가 옷이나 옷을 만진 손을 입에 넣는 등 유해 물질의 체내 유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48~49쪽)
그렇다면 지금의 위기는 기술진보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1865년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제번스는 ‘기술이 발전해 효율이 높아지면 에너지 소비가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사실은 도리어 소비가 증가한다’고 썼다. ‘제번스의 역설’로 불리는 이 현상의 비밀은 욕망의 무한증식에 있다. 서머타임제를 도입하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다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낮에 아낀 에너지는 저녁 활동이 늘어나면서 상쇄된다. 자동차 연비가 좋아진다 해서 시간과 연료를 저절로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효율 자동차 덕분에 마음이 놓인 사람들은 더 자주 더 멀리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118쪽)
원자력이 값싼 에너지라는 거짓이다. 정부 발표로만 보면 원자력은 화석에너지나 재생가능에너지에 비해 발전단가가 낮다. 이는 원전을 포기하게 되면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원자로 폐기와 핵 폐기장 건설에 들어갈 비용을 포함시키고 턱없이 낮게 책정된 손해배상 책임보험료를 현실화하는 순간, 원전의 실제 발전단가는 치솟게 되어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가 ‘비용 등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추산한 전원별 발전비용을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원전은 화력발전보다 비싸다. (213쪽)
오늘날 환경과 경제의 불화는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된다. 환경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혁신과 새로운 투자를 선도한다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많은 나라들이 ‘환경보호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정책슬로건을 채택하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낡은 경제구조로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병옥 소장은 이 시대의 대표적인 환경지킴이다. 환경지킴이 중에서도 드물게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환경전문가다. 그래서 그의 말에는 언제나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무게가 실려 있다. 이 책이 이 땅의 환경지킴이는 물론 환경을 걱정하는 모든 이들의 손에 쥐어지기 바란다.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환경문제를 지구 차원에서 일상생활까지 폭넓게 다룬 시원한 책이다. 바른 안목과 세계관으로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낸 것은, 저자가 평소 보여왔던 성실함과 치열한 문제의식의 소산이다. 복잡한 환경지식을 쉬운 언어로 풀어내 깨어 있는 시민을 만들어가는 책으로 감히 추천한다. 고철환 서울대 명예교수
이 책에는 수많은 카메오가 등장한다. 축구선수, 오랑우탄, 은어, 다슬기, 간이역, 그리고 가난한 우리 이웃이 바로 그들이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지구다. 인류는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인 지구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지은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 답이 보인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
이 책은 환경운동가이자 학자인 저자가 두 개의 시선으로 위기에 처한 지구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린 기록이다. 그는 우리가 ‘미래는 현재와 똑같을 것’이라는 허황된 믿음에서 빠져나와 자연과 공존하는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
한때 조화롭고 풍요롭게 빛나던 푸른 별이 있었고, 그 별을 유심히 살피던 한 사람이 있었다. 이제 빠르게 빛을 잃어가는 그 별을 되살리기 위해 그는 “함께 가자” 한다. 그래야 한다. 왜냐하면 그 별은 우리의 별이고, 우리 모두는 태생적으로 지구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윤영배 뮤지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