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넘기는 세월 동안 내게 어찌 은혜로운 사람들이 없었겠는가. 돌아보면 내 삶은 타인에게 많은 상처를 준 삶이었지만, 정작 나는 은혜를 받았다. 특히 작품 속의 [삶의 길]은 길가에 말라 죽은 한 그루 나무처럼 모진 고생을 다하신 사랑하는 내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글이다. 그래서 책 제목을 삶의 길로 하려고도 하였지만, 세상에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는 이가 어디에 있을 것이며, 자식 때문에 고생하지 않는 어머니가 또 어디 있겠는가. 자식이 어머니를 사랑하는 길은 오직 스스로를 사랑하는 길뿐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이가 타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으며, 타인을 사랑하는 이가 세상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위하고, 나아가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스스로 생각을 움직여야 한다는 데에 천착하게 되었다. 결국, 비단 학생만이 학생이 아니고, 학생이 다니는 학교만이 학교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세상에는 자연을 비롯하여 박물관, 미술관, 영화관, 문학관 등 수많은 학교의 본질들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학교를 경영할 수 있으며, 모든 사람은 이를 통하여 학생이 될 수 있다. 모든 공간은 학교이며,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의미를 던지는 순간 그는 분명 학생이 된다. 그리하여 바위 같은 우상들에 충격을 가하고, 종국에는 우리 모두가 이성적 주체의 삶을 살았으면 한다. 이것이 책의 제목을 [움직이는 학교]로 명명하게 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