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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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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안녕

[ EPUB ]
和수목 | 오후 | 2014년 06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2 리뷰 515건 | 판매지수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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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6월 20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1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8.8만자, 약 6.1만 단어, A4 약 118쪽?
ISBN13 979118568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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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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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면 안 된다니까 너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돼요. 나 기억 못하죠? 우선 내 이름은 김의진이고 서른하나예요. 당신 이름은 강범영이고 서른여섯이고요. 나하고 사귄 지는 5년 됐어요.”
그리고 3개월 전에 헤어졌지.
나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 이 말은 목적을 달성한 후에 해 줄 작정이었다. 그 순간을 상상하니 희열마저 느껴질 지경이었다.
“당신은 나한테 존댓말을 하지 않았고 나를 ‘의진아’ 하고 불렀어요.”
거짓말이다. 그는 나에게 언제나 존댓말을 썼고 나를 ‘의진 씨’라고 불렀다. 다정하게 ‘의진아’라고 불러 준 적은 없었다.
나와 강범영의 연애는 질척대지 않고 깔끔했다. 처음도, 그 끝도. 깔끔하다 못해 결벽에 가까운 연애였다. 그러고도 한 침대를 썼다는 것이 놀랍다면 놀라운 일이었다.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예요.”
“내가…… 당신과 함께 있어도 되는 겁니까?”
“우리는 지난 5년간 늘 함께였어요.”
나는 강범영을 꽤 좋아했다. 그래서 사귀었고, 사귀는 동안 강범영에게 무시당하거나 하찮게 여겨진 적도 없었다. 분명 그렇게 느꼈다. 조폭에게 신사적이란 표현이 가당키나 하겠느냐마는 그래도 강범영은 신사적이었다. 빈틈이 없었고 언제나 나보다 한 발 앞섰다. 쓸데없이 말이 많지도 않았고 경솔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는 후회할 일도 만들지 않았다.
강범영의 결정은 뒤집을 수 없는 힘을 가졌다. 내가 헤어지자고 했지만 헤어지기로 합의한 건 그였고, 강범영은 누가 시킨다고 들어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함에 배신감은 더 컸다. 어쩌면 그를 좋아한 마음보다 믿음이 더 컸는지도 모른다. 사귀는 동안 나에게만 충실하겠다고 했던 강범영의 말을 믿었다. 하루 이틀 흉내 내기는 쉽다. 그러나 5년이었다. 강범영이 내게 보여 준 믿음의 크기는 시간과 비례했다. 그런데 그 강범영이 나를 만나고, 나와 입을 맞추고, 내 몸을 안으면서 뒤로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준비했다. 나는 어리석게 강범영을 의심하지 않았고 발등을 찍혔다.

(중략)

“아니요. 괜찮습니다.”
기억을 잃기 전 그가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말했음에도 강범영은 정중한 태도를 고수했다. 입은 옷에 따라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 사람의 심리가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말로도 마음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었다. 강범영이 존댓말을 고수한다면 거리를 좁히기는 어렵다.
“나도 많이 낯설죠?”
나는 부러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서글프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다시 활짝 웃었다. 강범영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곧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당신이 내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건 느껴집니다. ……그거로는 안 되겠습니까?”
“조급하게 굴어서 미안해요. 믿기지가 않아서 그래요. 당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서……. 미안해요. 당신도 혼란스러울 텐데. 저도 좀 씻을게요. 방은 저쪽이에요.”
서둘러 강범영에게 등을 보이고 돌아섰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강범영이 드디어 내 이름을 불렀다.
“의진…… 아.”
나는 미소를 지우고 강범영에게 돌아섰다. 눈물이 흘러 주면 금상첨화겠다 싶은 순간,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나는 먼저 다가가지 않았다. 강범영이 내게 다가와 눈물을 닦아 주었다. 눈물은 계속 흘렀다. 내 몸에 연기자의 피가 끓고 있었나 보다. 강범영이 조심스럽게 내 어깨를 끌어안았다.
“미안해……. 의진아.”
강범영이 다 하지 못하고 생략한 부분을 나는 정확히 읽어 냈다. 너를 기억하지 못한 것에, 사랑했던 지난 시간을 잊은 것에 대한 사죄. 그러나 우리는 절절하게 사랑하지 않았다. 끝이 예정된 관계는 불타오르지 못했다.
“미안해.”
강범영은 내게 사과했고, 사과한 순간 그에게 패배자의 낙인이 찍혔다. 그러나 내가 듣고 싶은 말은 사과가 아니었다.
--- 본문 중에서
일기예보에선 봄비라더니 맞아 보니 장맛비다. 일기예보의 허술함보다 일기예보를 믿은 나에게 화가 난다.
우산을 기울여 화장기 없는 얼굴을 가렸다. 거니는 행인들 자세가 엇비슷하다. 코뿔소처럼 마구잡이로 뚫고 지나가는 사람, 부딪혀 오는 사람들을 피해 몸을 사리는 사람, 약삭빠르게 덩치 큰 사람 뒤를 졸졸 쫓아가는 사람. 별별 군상들이 다 모였다.
퇴근시간은 한참 지났지만, 비 때문에 인도고 도로고 꽉꽉 막혔다. 우산 끝이 부딪혀 우수수 떨어지는 빗방울에 인상을 찡그렸다. 누가 밀치고 간 건지 알 수 없다. 고개를 들어 보니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뒤에서 누군가 우산 끝으로 내 우산을 찌른다. 빨리 가라는 경고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피해자였던 나도 누군가의 우산을 찌르고 밀치며 거리를 걸었다. 그러나 누구도 미안하다 말하지 않는다. 미안하다 말하는 순간 패배자의 낙인이 찍힌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고로 지는 건 더러운 것이다.
병원 로비에 도착해서 우산을 접었다. 무심코 움직인 시선은 벽에 걸린 전자시계에서 멈췄다. 9시 43분에서 44분으로 바뀌는 절묘한 순간이었다. 그럴 리 없는데 숫자가 나를 책망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고개를 획 돌렸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처럼. 내가 가야 할 방향으로 착실하게 걸음을 옮겼다.
응급실을 휘둘러 아는 얼굴을 찾았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는 남자. 그 남자 곁에 의료진 두 사람이 서 있었다.
남자와는 3개월 만이었다. 겉껍데기가 긁히고 지저분해졌어도 남자의 아름다움은 바래지지 않았다. 사람마다 시선을 느끼는 또다른 감각이 있는 모양인지 남자가 시선을 돌려 나를 보았다. 눈이 가느다랗게 변한다. 그러나 이내 체념하며 한숨을 내쉰다. 남자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간호사와 의사의 시선이 차례로 나를 향한다. 눈 밑에 피곤이 그득그득 달려 있다. 내가 조금 더 거리를 좁히며 다가가자 몸집이 두툼한 의사가 먼저 운을 뗐다.
“혹시 통화했던 김의진 씨인가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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