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나, 보이지 않는 나
왜 어떤 사람은 작은 어려움에 바로 무너져 내리고,
어떤 사람은 큰 어려움에도 바로 벌떡 일어날까요?
우리 삶이 힘들수록, 진짜 나를 만날 수 있어요.
열매 없는 날, 실수, 실패하는 날 더 커지는 불안, 두려움...
그 때 나는 내 마음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보세요.
그런 날 일수록 나는, 내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이끌어가나요?
그런 날 일수록 나는, 내 마음을 차갑게 더 얼리고 이끌려가나요?
내 마음의 주인이 나입니까?
내 마음의 주인이 마음입니까?
어떤 내가 진짜 나일까요?
우리 삶이 한 그루 나무라고 생각해 봐요,
나무의 뿌리는 보이지 않지만 내 생명을 이어가게 하고,
나무의 열매는 보이는 내 역할의 결과입니다.
‘존재’의 힘은 땅속에 있어 보이지 않아도
늘 살아있는 나무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나무는 봄, 여름, 가을을 지나 열매를 맺기도 하지만
다시 겨울이 되면 열매 없는 시간을 살아야 해요.
우리는 4계절은 받아들이면서 삶의 4계절은 서로 숨겨요.
봄, 여름, 가을일 때만 열매로 나를 드러내고
겨울 오면 보여줄 것 없어 슬퍼하며, 홀로 떨고 있어요.
눈 쌓인 땅 밑에 새싹이 숨 쉬고 있음을 믿지 않기에
겨울이 인생의 실패, 불완전한 나라고 믿기에
보이는 열매만이 나라고 믿기에
열매 없는 시간을 두려워하고, 힘겨워 해요.
열매 없이 잎사귀만으로 산을 지키는 수많은 나무들도 있어요.
어떤 나무는 비바람에 앙상한 가지만으로도 산을 지키고
어떤 나무는 뿌리가 반쯤 뽑혔어도, 다시 뿌리 내리며 산을 지켜요.
보이는 나의 역할, 결과물, 행동, 능력이 나라 믿으니
실수, 실패, 불완전함이 수치스러워요.
누가 알까봐 감추려 하다 보니
더 불안해지고, 더 외로워요.
무시 당할까봐, 공격 당할까봐 두려워서 그래요.
내 존재 가치까지 무너졌다고 느껴서 그래요.
인생의 겨울이 와도 내 존재가치는 변치 않고,
내 삶의 뿌리도 여전히 단단하게 살아 있어요.
내 존재 가치는 내 능력 가치와 별개로 늘 그 자리에 있어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한 그루 나무가 산 구석을 지키며 묵묵히 살아 있는 것처럼.
살아 있는 나무는 뿌리를 이미 가지고 있어요.
살아 있음만으로도 충분히 존재 가치가 있어요.
살아 있기만 해도 나는 누군가의 한 세상이에요.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