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구절을 인용하여 비유하자면, 클라이밍은 마치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지는” 행위와 비슷한 스포츠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이 고루한 세상을 뒤엎고 싶은 자여, 얼른 클라이밍 짐으로 달려가라!
--- p.40, 「클라이밍의 매력」 중에서
큰 대회에서가 아니라면, 클라이밍에서 지피(知彼)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오직 중요한 것은, 지기(知己)이다. 클라이밍은 혼자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하여 나의 등반 방식을 잘 알고 단점을 극복한다면 보다 나은 클라이머로 성장할 수 있다.
--- p.68, 「초보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사항」 중에서
인사이드 스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것은 힘에 의존한 등반 방식이기에 몸에 부하가 크고 또 보는 이에게도 매끄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 대신 홀드의 방향성을 활용한 아웃사이드 스텝은 클라이밍의 기술과 홀드의 이용, 그리고 신체의 유려한 동작 등을 확보하게 해준다.
--- p.76~77, 「홀드의 방향성과 발 딛기」 중에서
루트 파인딩, 클라이머가 등로를 살펴 효율적인 등반을 수행하기 위한 일종의 사전 탐색을 말한다. 이때 등반자는 어떤 경로로 완등을 할지 머릿속으로 치밀한 작전을 수립하게 된다. ‘아차’ 하는 순간에 완등과 추락의 희비가 갈리는 클라이밍이기에, 루트 파인딩은 필수적이고 또 정교하게 이행되어야 한다.
--- p.82 , 「루트 파인딩의 중요성」 중에서
잘 안다. 그들의 과감한 무브의 원천은, 맨몸으로 날아오르고 싶다는 인간의 원초성과 함께 허공을 비상하여 멀리 있는 홀드를 잡으려는 클라이머의 숙명이 혼합된 욕망의 산물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들에게는 그것을 성취할 체력과 투지가 젊음이라는 빛나는 자산 속에서 황홀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 p.94, 「‘비겁하게’ 클라이밍 하기」 중에서
클라이밍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단지 아무런 구속 없이 홀드를 잡고 또 밟고 암벽을 기어오르고 싶을 뿐이다. 완등을 하고 싶어 했던 문제를 풀다 추락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것도 아무렇지 않다. 그저 자유롭게 유유히 암벽을 오르는 진정한 클라이머가 되고 싶었다.
--- p.153, 「‘코로나19’ 시기의 클라이밍」 중에서
이제 단지 클라이밍을 잘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기보다 하나를 풀더라도 미학적인 클라이밍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갈수록 강해진다.
--- p.160, 「미강 선배의 폭풍 성장」 중에서
이론의 적용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클라이밍의 특정 무브에 대한 동작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무브가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이 이루어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음의 홀드로 진행이 가능할 때 이론은 백 퍼센트 적용된 것이다.
--- p.193, 「힘, 이론, 동작」 중에서
‘일필휘지(一筆揮之)’라는 말이 있다. 붓을 잡고 단숨에 글을 써 내려간다는 뜻이다. 볼더링 문제의 첫 홀드를 잡았다면 이처럼 멈추지 말고 무빙을 연속하라. 그때 무빙의 유려함을 얻고 완등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 p.202, 「유려한 등반을 위하여」 중에서
클라이머들이여! 운동이 안 된다고, 뭔가 슬럼프라고 고민하지 말자. 이미 그대들은 클라이밍의 포로이며, 탈출이 불가능한 암장이라는 수용소에 갇혀 있다. 영화 [빠삐용]에서와 같은 극적 탈출은 그곳에서 불가능하다.
--- p.219, 「‘클태기’, 너 뭐야?」 중에서
순례 암장에 ‘도장깨기’의 목적으로 들어섰다가 대개 내가 ‘깨지는’ 일로 마무리되기는 하지만…… ‘도장을 깨든’ 내가 ‘깨지든’ 뭐 어떠랴. 우리는 모두 타 암장에서 하루를 불태웠으니 마음만은 뿌듯하지 않은가?
--- p.230, 「암장순례, 일명 도장깨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