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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배우는 것만 남는다
중고도서

삶으로 배우는 것만 남는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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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52g | 138*206*18mm
ISBN13 9788953121027
ISBN10 895312102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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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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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계기로 우리 부부는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
우리 학교는 장애 학생들을 특별하게 배려하는 학교로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두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는 독특한 존재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모두 특별하게 바라보고 다루어야 한다.
실제 교실 현장에서는 이런 사실을 잊고
집단으로 다루게 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학교나 교사가 좀 더 아이 개개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쳐다봐야 한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죄인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도 깨달았다.
모든 사람에겐 죄성이 있기에 특별함을 존중해 주면서도 쓴 뿌리를 잘 다스려 주어야 한다.
학급을 운영하기에 전체 아이를 고려하는
선생님의 의도를 존중하면서도 내 자녀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아내는 은진이의 독특한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들어주면서도
학급의 규칙이나 선생님의 권위에 순종하도록 가르치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예수님을 바라보도록
가르쳐야 한다.
불순종하는 행동에만 초점을 맞춰 교정하려 했다면
아이가 튕겨 나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행동을 교정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죄성을 다루실 수 있는 분을 바라보도록 했다.
모든 사람에게는 예수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 p.30-31

어느 날 이미 서너 번 가출을 했던 샤론이가 또 가출을 하려고 짐을 싸고 있었다.
집을 나가려는 샤론이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때 “나처럼 하라”는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하나님처럼 하라고?’
순간 하나님은 늘 우리와 함께하면서 징계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론이가 집을 나가자 나도 따라나섰다. 그리고 몇 미터 뒤에서 조용히 따라갔다.
의지를 꺾지 않고 가출을 허락해 주었지만
아빠는 너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을 거라는 의지를 보여 주고 싶었다.
샤론이는 화가 난 듯 걸음을 재촉했다. 논길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 다다랐을 무렵
내가 따라온 것을 눈치 챈 샤론이는 버스를 그냥 지나쳐 보냈다.
그러더니 갑자기 택시를 잡아 올라탔다. 나 역시 그 택시의 앞자리에 탔다.
샤론이는 나를 향해 영어로 소리를 질렀고, 택시 기사는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다.
“내가 얘 아빱니다. 그냥 얘가 가자는 대로 가 주세요.”
샤론이는 수원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버스표를 샀다.
나도 같은 곳으로 가는 표를 샀다. 샤론이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그렇게 밤 11시가 되었다.
샤론이가 무슨 결심을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터미널을 나와 걷기 시작했다.
터미널부터 집까지 그렇게 걸어왔다.
나도 샤론이를 따라 걸었다. 걸으면서 기도했다.
딸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계속 기도할 뿐이었다.
아이가 당하는 아픔을 부모가 함께 겪는다면, 그것은 축복이다.
아이를 통해서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끝까지 추적하신다. 끝까지 버리지 않으시고, 우리와 함께해 주신다.
이미 아들이 겪은 아픔과 고통의 순간에 늘 함께하셨던 분이기에 가능하다.
--- p.112

우리 학교는 교사의 통제를 벗어나는 아이들은 교장 선생님과 상담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담임선생님은 진혁이를 용서하면서 한 번도 교장 선생님께 보내지 않았던 것이다. 진혁이는 교장 선생님께 혼나는 동안에도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반성은커녕 불손한 태도로 일관했던 것이다.
담임선생님이 다음 수업을 하러 교실로 돌아왔을 때,
반 아이들은 진혁이 걱정을 하고 있었다. 평소에 진혁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아이들이지만 친구는 친구였던 모양이다. 아이들이 진혁이 대신 교장 선생님께 용서를 빌자고 제안했다.
아이들은 교장 선생님께 진심 어린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편지에는 부모님이 일하느라 바쁘셔서 거의 집에 계시지 않은 진혁이의 가정환경, 진혁이가 했던 아주 보기 드문 선행들, 그리고 요즘은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자기들이 더 잘해 줘서 진혁이를 고쳐 놓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이들이 건네준 편지 꾸러미를 들고 담임선생님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교장실로 들어갔다.
떨리는 마음으로 편지 뭉치를 교장 선생님 앞에 내려놓았다.
‘어떻게 될 것인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서 있는데
교장 선생님이 조용히 몇 장을 넘겨 읽어 보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진혁이에게 이 편지들을 직접 읽게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순간 담임선생님 얼굴에선 근심이 완전히 날아갔다.
두 분 선생님의 마음이 통했던 것이다.
한참 후에 교실에 돌아온 진혁이는 순한 양, 그 자체였다. 진혁이와 교장 선생님이 대화를 오래 나누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날 이후 진혁이가 어찌나 많이 바뀌었던지 뿌리부터 송두리째 바뀐 것 같았다.
학년이 올라간 뒤 진혁이는 가끔 작년 담임선생님을 찾곤 한다. 후배들에게는 “얘들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참아. 참는 게 최고야”라고 말한다. 진혁이는 아마도 이 과정을 통해서 인내와 온유, 존경을 배운 것 같다.
--- p.169-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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