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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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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하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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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7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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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9.94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5.4만자, 약 5.1만 단어, A4 약 97쪽?
ISBN13 9791185327624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용감한자매
소설, 영화, 드라마 등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이야기를 만드는 21세기형 낭만 스토리텔러

오래 전부터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를 써왔다.
실력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으나
모든 결과를 빼어난 외모 탓이라고 음해하는 세력 때문에
올해부터는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로 작정함.
다음 작품인 야설 『그 남자의 19호』가 연재를 시작하고
대본을 쓴 드라마 『노블레스』(가제)도 곧 전파를 탈 예정.
오늘도 서울 모처에서 술과 사랑을 원료 삼아 창작 활동 중이다.

팬레터, 감상문, 연애 상담, 인생 상담, 판권 문의 대환영.
신랄한 리뷰와 화환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brave2j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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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외관만큼이나 바의 내부도 클래식했다. 수십 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착각이 들 정도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팔꿈치로 반들반들하게 닳은 바에 나란히 앉아서 원조 싱가포르 슬링을 마셨다. 싱가포르 슬링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한 잔 두 잔 비워지는 술잔과 함께 우리의 눈빛은 점점 더 애절해졌다. 오늘 밤이 우리에게 마지막일 수도 있음을 알았기에.
“나 취했어. 이제 우리 어떡하지?”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뒤에 우리가 다시 만났는지, 연인이 되었는지 묻지 말기를. 나는 이 이야기에 빗대어 독자들에게 명료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 뿐이니까. 세월은 대부분의 기억을 흐리게 만들지만, 어떤 사건은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기도 한다는 것.
pp. 12~13

봄 출판사 에디터에게서 메일이 왔다. 지금까지 진행된 챕터까지라도 보내달라고. 매일 서재에 몇 시간씩 앉아 있으면서도 한 줄 쓰기 어려웠던 스토리가 수현에게 몸과 마음을 연 이후 술술 풀렸다. 어디까지나 소설이지만, 이 안에는 나와 친구들의 삶이 팔딱거리며 살아 있었다.
마흔한 살. 우리는 이제 막 사십 대로 들어섰다. 사십 대 아줌마의 연애는 불편하고 섹스는 섹시하지 않다고? 뭐라고 말해도 좋다. 우린 여전히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한다. 1997년에 줄
리아나를 떠난 오자매가 2013년에 사는 법. 그들의 연애와 섹스 이야기.
p. 91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소에 대해 더 큰 판타지를 갖고 있다. 누군가는 비행기 화장실에서의 정사를 꿈꾸고, 누군가는 야릇한 호흡으로 유리창이 흐려진 차 안에서의 정사를 꿈꾼다. 어떤 남자는 사람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건물 비상구에서의 아슬아슬한 사랑을 원한다고도 하더라.
짜릿하고 비밀스러운 장소가 남자들의 판타지라면 여자들의 섹스 판타지는 다르다. 몸과 마음의 안정감이 필요하다. 남자가 나를 소중하고 가치 있게 대우해주고 있다는 확신이 오르가즘을 도와준다. 그래서 여자들이 호텔 스위트룸을 좋아하나?
p. 189

“송지연, 고맙다면서. 뽀뽀도 안 해주냐?”
그 말에 눈물이 왈칵 솟았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그의 입술이, 보드라운 감촉이 떠올랐다. 다신 느낄 수 없겠지.
난 뒤돌아볼 수가 없었다. 벌써 눈물이 흐르고 있었으니까. 들키면 안 돼. 쿨해 보이지 않잖아. 난 뒤돌아보지 않은 채로 손을 흔들었다.
뚜벅뚜벅 걸어가는 내 뒤에서 그가 또 외쳤다.
“야, 송지연. 이 바보 멍청아. 황진희 5월 이후론 한 번도 본 적 없어. 연락이 계속 왔지만 답도 안 했어. 황진희를 계속 만나냐고? 하도 황당한 질문이라서 내가 대답을 안 했다. 내가 너를 놔두고 어떻게 다른 여자를 만나니? 너 말고 다른 여자 만나고 싶지 않다고. 너 말고 다른 어떤 여자도 안기 싫다고! 나 어떡하니? 너 책임져. 나 책임지라고!”
pp. 292~293

이번 달부터 우리 『트렌디』는 새로운 출발을 합니다. 그동안 『트렌디』를 든든히 지켜준 ‘오디 그룹’이라는 안락한 울타리에서 나와 홀로서기에 도전합니다. 왜 굳이 이런 모험을 하느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제 이십 대의 어느 날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님의 좋은 집에서 나와 낯선 동네의 허름한 원룸으로 이사하던 때, 막막함 속에 비장한 각오를 다지던 한 청년을 기억합니다. 그날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겠지요. 훗날 『트렌디』가 더 멋진 잡지로 성장한 어느 날 오늘의 각오를 떠올리겠습니다.
세월은 흐릅니다. 마음은 움직입니다. 그러나 진실은 변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일깨우지요. 끌리는 마음으로 시작된 사랑도 진실하지 않다면 결코 오래 지속되지 못하겠지요.
저를 비롯한 『트렌디』 식구들도 『트렌디』의 가치를 알아주는 여러분을 위해 잡지를 만들겠습니다. 오래오래. 떠나지 않고. 지켜봐주세요.
Boys and Girls, Be Trendy!
편집장 진수현
pp. 298~30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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