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방송작가 2002년에 KBS 다큐멘터리 『이것이 人生이다』의 막내작가를 시작으로 『세상의 아침』, 『생방송 오늘』, 『굿모닝 대한민국』 등 아침방송을 두루 섭렵한 뒤, 특별 다큐멘터리 『시간이 빚어낸 종부의 손맛』을 비롯한 다수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구성작가로 활동했다. 현재 KBS 『TV쇼 진품명품』과 『생로병사의 비밀』을 부지런히 오가며 앎의 즐거움, 알리는 즐거움에 풍덩 빠져 신명 나게 글을 쓰고 있다.
방송인이자 요리연구가 이전에 나는 전주 이씨 덕양군파 귀흥군손 7대 종손이다. 어렸을 때부터 유별나게 음식에 관심이 많아, 시도 때도 없이 부엌을 드나들어 집안 어른들에게 혼났던 기억은 모두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런 내가 전국의 종가를 찾아 그 집안의 내림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과 인연이 닿았으니, 그 향기는 쉬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수백 년 내력을 이어오는 종가와 종부의 사연 하나하나가 소중했고, 그녀들이 뚝딱뚝딱 차려내는 투박하면서도 질박한 우리네 음식에 눈물겨웠다. 행여 장맛이 변할까 봐 노심초사했던 이 여인들이 있기에 우리는 전 세계가 엄지를 치켜드는, 그야말로 음식다운 음식 ‘한식’을 계승해나갈 수 있으리라. 맛과 멋이 깃든 종가 탐방이 책으로 나온다니 이 얼마나 기쁜 소식인지 모른다. 종가라는 높은 담에 싸인 집들이 줄줄이 부엌을 열어 종가의 맛 탐방이 언제까지나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정섭 (방송인, 요리연구가)
종가는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조부를 모시고 살았기에 운 좋게도 밥상머리 교육을 많이 받았다. 그것이 오늘에 이르러 나의 방송 진행 스타일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지난 17년 동안 바람 잘 날 없는 ‘말 공장’에서 방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집안 어르신들의 가르침이 내 몸 깊숙이 배어 그 어떤 고민과 갈등의 순간에도 중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수년간 같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친남매처럼 가까이 지낸 이윤희 작가의 책이 나온다니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녀가 마음으로 풀어낸 종부의 삶과 종가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제는 지면으로 만나게 될 독자들까지도 매료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