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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무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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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무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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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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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28.39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3.7만자, 약 4.2만 단어, A4 약 86쪽?
ISBN13 9791185711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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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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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놈들의 이 만행을 잊는다면 조선인이 아니다.”
박성국의 목소리가 떨렸다.
“긴 세월이 흐르더라도 이 한을 잊는다면 그 또한 인간이 아니다.”
왜군은 마치 짐승을 재미로 죽이듯이 사람의 팔다리를, 또는 몸통을 가지각색으로 자르거나 찢었고 내장을 꺼내 길게 널어놓기도 했다. 머리를 잘라 발로 굴리기라도 했는지 코와 귀가 없는 머리통이 흙투성이가 된 채로 빈터에 모아져 있다. 마을을 둘러본 박성국이 마침내 지시했다.
---p.19

“쌕!”
바람을 가르고 날아간 화살이 숨을 다 들이켜기도 전에 등판 깊숙이 박혔다. 심장이 꿰인 사내가 고꾸라졌을 때 여자의 날카로운 외침이 울렸다.
“엎드려라! 놈은 한 놈이다!”
하나다. 본명 하나코. 고니시 유키나가의 밀정단 수괴. 아비인 아베 산자에몬이 고니시의 가신이니 대를 이은 고니시의 부하. 지난번에도 이렇게 기습을 했지만 오늘은 다르다. 박성국이 네 번째 화살을 메기고는 이제 머리만 내놓고 있는 사내를 겨누고 쏘았다.
“쌕!”
다음 순간 이마 한복판을 화살로 꿰인 사내가 바위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나리, 말 떼가 흩어집니다!”
옆에 엎드려 있던 차동신이 낮게 말했다. 장교 서너 명이 밀정단이 타고 온 말 떼를 풀어놓은 것이다. 이제 밀정단은 다리가 묶인 셈이다. 멀리 도망치지 못한다
---p.98

하나는 숨을 삼켰다. 옆을 달리는 박성국이 두 번째 화살을 겨누고 있다. 몸을 돌려 뒤쪽을 겨누고 쏘는 것이다. 말고삐를 안장에 걸어놓은 채였지만 말은 일정한 속도로 달리고 있다.
“쌕.”
화살이 시위를 튕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으므로 하나의 시선이 뒤쪽으로 옮겨졌다.
“앗!”
하나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터졌다. 이제는 기마군 주장主將 오른쪽 무사가 말에서 굴러떨어졌다. 화살 두 대에 두 명. 이번에는 얼굴에 살이 박혔다. 거리가 일백이십 보 정도로 가까워졌기 때문에 다 보인다.
---p.144

박성국은 행재소의 부름을 받고도 핑계를 대고 아직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이는 삭탈관직하고 매를 때려 귀양을 보내고도 남을 중죄입니다. 치죄하소서.”
청 안이 조용해졌다. 정철이 있었다면 변론을 해주련만 이미 명에 사은사로 떠나 이 자리에 없다. 아니 있었다면 한응인이 감히 입도 떼지 못했을 것이다. 선조는 한응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격앙된 상태였다. 눈썹이 치솟았고 입 끝은 실룩거렸다. 올해 마흔둘, 장년으로 이제 재위 스물여섯 해째다.
---p.171

“누구시오?”
박영철이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이곳까지 정신없이 따라오긴 했지만 아직 두려움은 지워지지 않았다. 사내의 눈빛과 분위기는 살인을 밥 먹듯이 하는 인간이다. 그때 박성국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졌다.
“나는 조선 무장이다. 이제 직을 놓았으니 난중무사亂中武士라고 해두자.”
---p.234

바람결에 피비린내가 맡아졌다. 골짜기에 이제 함성과 외침은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신음과 두런거리는 말소리,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 어지러운 발걸음 소리, 아직 어둡다. 골짜기 안으로 어떤 빛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아무도 횃불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두 밤에 밝은 짐승이 다 되었다. 바위에 앉아 날이 다 빠진 칼을 땅바닥에 박고 그것을 두 손으로 눌러 쥔 박성국이 앞쪽을 본다. 그러나 눈에 초점이 없다. 이곳은 골짜기 중턱. 전투는 끝났다. 처절한 싸움이었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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