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은 1960년대 등장한 컴퓨터 네트워크 아이디어와 컴퓨터 네트워크 개발의 기원을 살핀 후, 1980년, 전길남 박사 주도로 우리나라 인터넷 연구개발이 시작되는 과정을 다룬다. 해외 인터넷의 초기 역사에 익숙한 독자라면 1장의 첫 챕터인 ‘1.1 인터넷의 기원들’을 건너뛰고 ‘1.2 한국 인터넷의 기원, SDN’으로 바로 넘어가도 무방하다.
2장은 1980년대 국내 최초의 컴퓨터 네트워크인 SDN이 확장되는 과정을 다뤘다.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는 어떻게 연구개발 활동을 했는지, 당시 컴퓨터 네트워크 환경은 어떠했으며 국제적인 네트워크는 어떻게 구축되었는지 궁금한 독자는 현재와 비교해가며 2장을 읽는다면 남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통신료가 저렴한 시간에 맞춰 이메일을 주고받던 사용자들이 1990년 최초로 국제전용회선이 구축됐을 때 느꼈을 환희에 공감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3장은 정부 주도로 기간망을 구축하기 시작한 1980년대의 국가기간전산망 프로젝트에 대해 간략히 다루고 있다. 좀 더 편리한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한 행정전산망, 교육부와 과기처가 주도해 구축한 교육전산망KREN과 연구전산망KREONet에 어떤 노력이 숨어있는지 소개되어 있다.
4장에서는 그동안 일부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인터넷이 일반 기업과 개인 사용자에게 확산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인터넷에 앞서 ‘네티즌’을 만들어낸 PC통신 시절, 이제는 인터넷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월드와이드웹WWW 시스템, 최초의 인터넷 기반 게시판BBS 시스템인 KIDS와 한글 이메일을 위해 인터넷 표준을 만들던 노력, 국내 최초의 웹사이트 등이 소개된다. 기업과 일반인에게 인터넷을 서비스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의 등장과 그 과정의 이슈도 함께 다뤘다.
5장은 현재 한국의 개발자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의 태동과 팽창을 다뤘다. ‘쥬라기 공원’, ‘단군의 땅’, ‘바람의 나라’, ‘리니지’ 같은 게임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러한 게임이 만들어진 초기 인터넷 개발 환경과 그것이 가능했던 문화적 환경, 네트워크 상황 등을 떠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6장 역시 초기 인터넷을 기반으로 창업에 뛰어들어 사용자들을 사로잡은 국내 개발자들의 혁신적 노력을 다루었다. 언론은 게임과 함께 가장 먼저 인터넷에 진출한 분야였으며 인터넷 상거래를 가능하게 한 전자지불시스템, 웹기반 채팅, 인터넷 전화 등 애플리케이션이 속속 등장함으로써 상용인터넷 시대가 무르익을 수 있었다. 이러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웹메일, 커뮤니티 서비스로 무장한 포털portal 사이트가 등장했고 1999년 국내 인터넷 이용자 1천만 시대를 열게 된다.
7장은 한국이 자랑하는 초고속인터넷 환경의 구축 과정을 다룬다. 사상 최대의 예산이 투입된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계획을 살펴보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광케이블 환경과 비교해보자. 최초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되던 무렵의 동향을 따라가다보면 ‘인터넷 강국’이라는 말의 깊은 의미를 이해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8장에서는 초기 인터넷 개발자들이 자율적으로 인터넷을 운영하려고 했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인터넷 규제와 망중립성에 대한 토론이 치열한 지금, 초기 인터넷 사용자들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맺음말에서는 한국 인터넷 개발 역사의 각 장면을 반추하면서 전세계 수십억 인구가 사용하는 인터넷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아봤다. 또 한국 인터넷 역사 프로젝트가 작성한 연표를 부록에 수록해 한국과 아시아, 세계 인터넷 개발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박찬모 평양과기대 교수가 쓴 ‘북한의 인터넷 현황’과 한국 시민사회운동 진영에서 정보통신 분야를 짊어지고 있는 진보넷 오병일 연구원의 ‘인터넷과 새로운 사회 이슈들’, 그리고 고건 서울대 명예교수와 서울대학교 정보화본부의 김은경 행정관이 정리한‘교육전산망의 역사’, KISTI의 변옥환 박사가 쓴 ‘국가 연구전산망의 태동’을 따로 수록해 우리나라 인터넷을 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한국 인터넷 역사 프로젝트 웹사이트 ‘http://인터넷역사.한국’ 또는 ‘http://InternetHistory.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역사 기록의 특성상 책이 출간된 후에도 웹사이트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