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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개정판) 2
eBook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개정판) 2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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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20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9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0.3만자, 약 6.5만 단어, A4 약 127쪽?
ISBN13 979115682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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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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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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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건…… 십중팔구 라인. 네가 나를 시험하기 위해 만든 거겠지. 하지만 찾지 않을 수도 없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재미있는 일에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풀어보려고 할 테니까. 게다가 걸린 상금의 액수 때문에 일반 사람들도 많이 참가할 것이었다.
적당히, 하루에 한 개 정도만 찾으면…… 되겠지. 그런데 아래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지? 내려가 보고 싶지만 난코스인 계단은 아직 좀 힘든데……. 아까 전에도 연습하다가 하마터면 구를 뻔해서 슈리가 기겁을 했었다.
“아가씨, 피곤하시죠? 이제 주무셔야죠. 자, 옷 갈아입으시는 거 도와드릴게요.”
시간이 늦은지라 때마침 아주머니들이 날 도와주기 위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래에 무슨 일이 있나요?”
“아, 방을 구하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래요. 슬슬 수도의 여관들이 다 만원이 되어갈 시기니까요. 아마 심심찮게 올 거예요, 내일부턴.”
그런데 그냥 방을 구하는 사람들이라기엔 들려오는 소리가 매우 간절했다. 울음이 섞인 여성의 목소리. 마음이 불편했다.
“잠깐만요, 아무래도 이상해요.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게 저 좀 도와주세요.”
계단에선 오히려 지팡이를 쓰는 게 더 위험한 거 같아서 난 아주머니들이 불러온 상단의 호위병에게 안겨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는 유랑예인들로 보이는 무리가 와 있었는데 주인아저씨가 난감한 얼굴로 고개를 젓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정말 방이 없다네. 이 시기에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쯤은 자네들도 알지 않나. 수도에서 한두 번 공연한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고집을 부리면 어쩌나.”
“한 개만 내어주세요. 작은 방, 한 개면 충분합니다. 제발 부탁이에요. 아픈 아이가 있어요. 열이 심합니다. 밖에서 재우면 더 상태가 나빠질지도 몰라요! 지금 수도는 축제기간이라 의사를 부르기도 어렵습니다. 흐흑!”
건장한 남자 무용수가 천에 싸인 아이를 안고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은 주인아저씨에게 애원을 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저러고 있었어요?”
“손님들이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바로요. 사정이 딱하지만 정말 방이 없어서…….”
“우리 상단의 사무실을 빌려주면 안 될까요? 창고도 비어 있잖아요.”
그러자 호위병인 트웰란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 싶지만 창고는 이미 다른 상단에 임시로 대여를 해주었고 사무실은 아가씨께서 잠드셨을 때 여관 앞에서 쓰러진 임산부가 아기를 낳아서 지금 쓸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경험 많은 아주머니들 덕분에 무사히 출산했고, 아기도 건강하지만 환자와 갓 태어난 아기를 같은 곳에 둘 수도 없으니까요.”
확실히 쉽게 병에 걸리는 아기와 아픈 환자를 같은 방에 둘 순 없다. 게다가 지금 이 여관은 말 그대로 초만원. 마구간도 이미 말들이 가득 찬지라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가장 작은 방이 2인실이었죠? 아주머니들 세 명이 쓰신다고 들었어요. 1인용 침대를 세 개 넣어서. 그 방 침대를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방으로 옮기고 저 아이에게 방을 주면 안 될까요?”
“하지만 아가씨, 그럼 불편하실 겁니다. 그 방은 원래 아가씨 혼자 쓰시라고 바트완 님이 특별히 빌리신 건데…….”
“난 괜찮아요. 어차피 지금은 혼자서 움직이기가 힘들어서 옆에 누가 있어야 하는걸요. 지팡이는 어느 정도는 익숙해졌지만 계단 같은 건 혼자서 도저히 못 올라가겠더라고요. 그러니 아주머니들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러자 아주머니 한 명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인아저씨에게 다가갔다.
“그 방은 크긴 하지만 그래도 침대를 많이 넣으면 움직이기 불편할 텐데…….”
“상관없어요. 아주머니들이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전 며칠 후, 아카데미에 있는 방으로 들어갈 테니까요. 그쪽에서도 방을 두 개 준비하겠다고 했어요. 아주머니 몇 명은 데려와도 좋다고.”
“단골이라 저도 난처한 참이었는데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당장 방의 침대랑 짐을 옮기지요. 자네들, 이번에도 분수대 공원에서 머무르고 있나?”
그러자 극단의 대표로 보이는 사람이 대답했다.
“예, 거기에 천막을 치고 머무르고 있습니다. 지금 의사를 구하러 단원들이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있으니 조금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이가 나으면 바로 방을 빼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인사라면 아가씨에게 해야지. 방을 만드신 건 아가씨니까.”
그러자 펑펑 울고 있던 아이의 어머니가 눈물을 닦고는 나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가씨. 언제나 행운이 당신에게 함께하실 겁니다.”
검은 머리카락의 그녀는 무희인지 로브의 자락 사이로 화려한 세공팔찌가 보였다. 아마 공연을 하고 아이가 아픈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달려 왔을 것이다.
“자, 그만 울게. 아이 엄마인 사람이 이렇게 울면 어쩌나. 아이에게 웃어줘야지.”
“예.”
늦은 시간대라 여관 안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돌아와 있었기 때문에 방을 치우는 일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이의 열이 높은 것 정도로는 어떤 병에 걸렸는지 알 수가 없어서 일단 난 상단 안에 있는 약을 전부 끌어 모으게 했다. 의사가 와주면 좋겠지만 공교롭게도 어느 병원이나 늦게까지 여는 곳은 전부 환자가 터져 나가지는지라 찾으러 나갔던 사람들은 빈손으로 돌아왔다.
“아가씨. 혹시 모르니까 장갑하고 여기 마스크를 끼세요.”
전염병이면 큰일이라 아이의 엄마도 방 안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전부 아주머니들이 급하게 만든 마스크를 착용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아이는 여섯 살 정도 되어 보였는데 무희인 어머니의 얼굴을 꼭 빼닮아 아주 귀여웠다.
“티레사. 엄마 목소리 들리니?”
얼굴이 빨개진 아이는 엄마의 목소리에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열이 너무 심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계속 수건을 갈고 있지만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었다.
“아이가 언제부터 이랬나요?”
의사도 없고 지금 이곳에서 가장 많은 의학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인지라 급한 대로 약이라도 먹여보기 위해 물었다.
“아침에는 미열 정도였는데……. 갑자기 열이 이렇게 올라갔어요. 감기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홍역이나 수두 같은 병은 전부 치렀어요. 약도 맞았고요.”
그럼 아이의 나이는 최소 일곱 살 이상이란 소리다. 홍역 예방약은 일곱 살이 지난 아이에게 맞추니까.
“아이의 나이는 몇 살인가요.”
“한 달 전에 여덟 살이 되었어요. 몸집이 작은 건 아무래도 유랑 생활을 하다 보니 제가 잘 챙겨주지 못해서…….”
그렇다는 건 평소에도 그리 발육이 좋지 못했다는 거다. 정량대로 먹이면 아마 몸이 이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엄마, 뜨거워. 어디 있어? 깜깜해.”
아이가 작은 손을 허공으로 뻗었다.
“티레사, 엄마 옆에 있어. 왜 그러니?”
“안 보여. 깜깜해……. 엄마, 무서워.”
아이의 머리에 수건을 얹어주던 아주머니의 얼굴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아가씨, 눈이…….”
초점이 없어진 아이의 눈을 보니 아무것도 잡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고열인 건 알겠지만 이건……. 이렇게 빨리 눈이 안 보이게 된 건 이상하다. 분명히 이런 병을 어디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엄마, 어디? 엄마, 엄마 냄새가 안 나…….”
후각도 마비가 되었다. 이건, 이 병은…….
“아가씨, 왜 그러세요. 지금 있는 약으론 무리인가요?”
약들을 책상 위에 늘어놓던 아주머니 한 명이 날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이 병은 피크스다. 고열의 동반과 함께 오감이 하나씩 사라진다. 처음에는 시각, 그 다음은 후각. 그 다음은 청각, 그 다음은 미각. 마지막으로 촉각이 사라지면 환자는 죽게 된다. 전염병은 아니지만 희귀병이라 일반적인 해열제는 듣지 않는다. 왠지 아이가 전혀 땀을 흘리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당장 엘샤 꽃잎을 따서 우려오세요. 그리고 아카데미에 연락하세요. 슈리에게 연락해서 프리지아 선생님을 여기로 모셔 와야 해요. 빨리, 급해요!”
“예, 알겠어요. 당장 연락할게요.”
문 가까이에 있던 아주머니 한 명이 급히 뛰어나갔다. 나도 방 밖으로 나가 수정구슬이 있는 방으로 갔다. 벌써 두 번째인 후각이 없어졌다. 이 병은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보통 발병할 경우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3주 내에 환자가 사망한다.
하지만 임시처방으로 엘샤 꽃잎을 달여 먹이면 고열은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다. 병의 진행이 조금 느려지는 것이다.
“아가야, 아이가 많이 아픈 거니?”
“눈이 안 보이고 후각도 없어졌어요. 고열이 난 지 만 하루도 안 되었는데 이건 좀 이상해요. 제가 생각하는 병이 아니라면 좋겠지만…….”
“어쨌거나 슈리가 지금 의사선생님을 부르러 갔으니 조금만 기다리거라.”
곧 수정구슬에 화려한 미인의 얼굴이 나타났다.
- 어디가 아프신가요, 영애?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전 괜찮아요. 다만 지금 이곳에 환자가 있는데 그 아이의 상태가 이상해요. 아침부터 미열이 있어서 감기인 줄 알았다는데 지금은 엄청난 고열이 지속되고 아무리 몸을 식혀도 열이 내려가지 않아요. 땀도 흘리지 않고요. 그리고 아이가 시각과 후각을 잃었어요. 귀는 들리는 것 같지만 눈에 초점이 없어요.”
- 피크스! 하지만 아이의 나이가 어리면 홍역이나 다른 병일수도 있어요.
“아니에요. 물어봤는데 벌써 다 치렀거나 예방 주사를 맞혔대요.”
- 벌써 시각과 후각이 없어졌다는 건……. 진행속도가 너무 빨라요. 주변에 핀 엘샤 꽃나무 꽃잎은 죄다 모아서 우려내세요. 아이에게 먹이고 그 물로 목욕도 시켜야 해요. 제가 지금 당장 갈게요!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통신이 끊어졌다.
“피크스라면……. 혹시 오감이 전부 사라지는 그 병인 거냐?”
옆에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트완 아저씨가 물었다.
“예. 아마 프리지아 선생님이 제대로 진찰해봐야 알겠지만, 거의 확실해요.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의 순서대로 감각이 사라지죠. 그리고 촉각이 사라지면 환자는 사망해요.”
“그래서 꽃잎을 모으라고 했구나. 엘샤 꽃잎을 달인 물은 해열제로 쓰이니까.”
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때 보통 제국에선 엘샤 꽃잎을 달인 물을 먹인다. 문제는 생화를 달인 물이 효과가 더 좋고 말린 꽃잎은 거의 효능이 없다는 것이다.
“굉장히 드문 병인데 아이가 참 안 되었구나. 저렇게 어린데…….”
“아가씨! 꽃잎 달인 물을 가져왔어요. 이제 어떻게 하면 되나요?”
복도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행이 이 부근에는 엘샤 꽃이 만개한 나무가 많아서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봄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내가 데려다 주마.”
지팡이를 짚고 뛰어다니는 내가 불안했는지 아저씨가 날 안아 들어 아이가 있는 방으로 데려가셨다.
“일단 아이에게 달인 물을 먹이세요. 그리고 달인 물을 욕조에다가 부어서 아이를 목욕시켜야 해요. 곧 의사가 올 겁니다.”
아주머니들이 아이용 작은 욕조에 물을 붓는 동안 아이의 어머니는 옷을 벗겨서 아이를 수건에 감쌌다.
“천천히 담그세요. 목까지 푹 잠겨야 합니다.”
“자, 티레사. 엄마 옆에 있어. 목욕하자.”
수건으로 감싼 아이를 엄마가 천천히 물에 집어넣었다.
“꽃잎을 물에 더 넣으세요. 진하면 진할수록 효과가 좋아요.”
바구니에 가득 담긴 꽃잎을 물에 푹 잠기도록 아주머니들이 집어넣었다.
“엄마…… 따뜻해. 이거 물이야?”
“그래. 나으려면 이렇게 해야 해. 자, 아가. 이 물도 마시자.”
조금 식혀 미지근해진 차를 아이의 입에 흘려 넣어주니 아이가 조금씩 받아마셨다.
“엘샤 꽃잎 맛이 나. 엄마, 더 줘.”
“계속 먹이세요. 열이 내려갈 때까지 먹여야 해요.”
계단을 쿵쾅쿵쾅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가방을 든 프리지아 선생님이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욕조 안에 있는 아이를 보더니 급하게 진찰도구를 꺼내 아이의 몸을 살피기 시작했다. 곧 얼굴을 굳히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임시처방이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이대로 해열제를 써보죠.”
그녀는 가방 안에서 약병을 하나 꺼내더니 약을 숟가락에 조금 부어 차에 탔다. 그리고는 아이의 어머니에게 건네주었다.
“전부 먹이세요. 아마 금방 잠들 겁니다.”
고열에 하루 종일 시달려 지친 아이는 약을 먹고 순식간에 잠들었다. 병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하는지라 아이의 옆에는 극단에서 나온 아주머니 한 명이 지키기로 하고 모두 방 밖으로 나왔다.
“슈리, 고마워.”
“아니에요. 처음에는 급하게 연락이 와서 누님이 아프신 줄 알았어요. 아니란 걸 알고 안심했죠.”
얼마나 놀라서 뛰어다녔는지 힘이 쭉 빠졌다. 급하게 달려온 프리지아 선생님도 진찰가방 속에 도구를 정리한 뒤 한숨을 쉬었다.
“저 선생님. 티레사는 무슨 병인가요? 나을 수 있나요?”
아이의 어머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
“티레사는 지금 피크스라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냥 보면 처음에는 감기 증상처럼 열이 나지만 감기와는 비교도 안 되게 무서운 병이죠. 이 병은 대륙 희귀병 쉰 개 중 스물여섯 번째 병으로 발병 초기에는 미열, 더 심해지면 고열이 납니다. 그리고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 등으로 감각이 사라집니다.”
“그, 그럼 우리 티레사는…….”
“이미 시각과 후각을 잃은 상태입니다. 병의 진행속도가 상당히 빨라요. 원래는 한 감각이 없어지려면 통상 이삼일은 걸리는데……. 주위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맛도 느끼는 걸 보면 나머지 감각은 무사한 상태입니다. 일단 임시처방으로 병의 진행속도를 느리게 했어요. 제가 가진 것 중 가장 강력한 해열제를 상태를 보아가며 쓸 겁니다.”
“나을 수…… 있나요?”
눈물이 글썽한 얼굴로 그녀는 프리지아 선생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죄송하지만 그건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어렵군요. 피크스가 희귀병으로 분류되는 건 걸리는 사람도 적지만 치료법이 알려져 있는데도 특별하게 효과를 보이는 치료약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치료법이 뭔가요?”
“열을 내리면 됩니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환자의 열을 내려 정상체온으로 돌아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아요. 이 병에 걸린 환자들은 몸속에 있는 열을 밖으로 배출시키지 못합니다. 우리 몸은 땀으로 체온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피크스 환자들은 땀을 흘리지 못해요. 그래서 약으로 열을 내려야 하는데 이 병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해열제는 듣지가 않습니다.”
“그, 그럼…….”
“아주 강력한 해열제를 환자의 상태를 보아가며 사용해야 해요. 그런데 그런 약들은 대부분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다가…….”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바트완 아저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고가이지. 보통 피크스의 치료제로 알려져 있는 비사키나 한 뿌리의 가격은 도매가로 50골드. 게다가 지금 이 시기는 그 약초가 자라지 않는 봄이니 실제로 시장에 유통되는 가격은 100골드를 호가하지.”
“100골드…….”
“게다가 비사키나는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약초가 많이 나는 곳에서도 비사키나는 일 년에 스무 뿌리를 캐면 많이 나왔다고 할 정도로 귀한 약초예요. 워낙 귀하기 때문에 비사키나가 나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황궁에서도 사람을 보내어 사들일 정도죠.”
산맥과 붙어 있어 약초가 많이 나는 우리 영지에서도 비사키나는 한 해에 다섯 뿌리 정도만 나오는 약초였다. 이 비사키나의 생즙은 엄청나게 효과가 좋은 해열제가 된다. 단, 맛은 말로 형용하지 못할 정도로 쓰다. 또 다른 약과 잘 조합하면 약의 효과를 몇 배로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쓰임새가 많기 때문에 더더욱 구하기 어려운 약초였다.
게다가 지금 티레사에게 필요한 건 싱싱한 비사키나의 뿌리였다. 말린 가루라면 어떻게 구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는 병의 진행을 늦춰줄 뿐, 완치는 불가능했다.
“선생님. 생뿌리는 힘들지만 말린 가루라면 아카데미에도 있지 않나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슈리가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슈리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티레사는 이미 두 가지의 감각을 잃었어. 내가 아까 전에 먹인 게 비사키나의 가루로 만든 해열제야. 감각을 잃어버리기 전에 먹였으면 몰라도 이미 진행이 너무 많이 되어서 가루로는 진행속도를 늦춰주는 것밖에 안 돼. 무조건 생뿌리를 구해서 갈아서 먹여야 해.”
“하지만 비사키나는 겨울에 꽃이 피는 약초입니다. 게다가 산지도 한정되어 있고요. 이 시기에 어디서 생뿌리를 구합니까? 약초의 산지인 저희 영지에서도 이 시기엔 비사키나가 없다고요.”
그러자 곰곰이 생각하던 바트완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아니, 불가능하진 않다. 엄청나게 큰 상단에선 생뿌리 한두 개쯤은 마법으로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지. 단, 가격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서 문제이긴 하지만…….”
“얼마인데요? 제가 구할 수 있는 금액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 오겠습니다!”
그러자 프리지아 선생님은 입술을 깨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최소 500골드 이상입니다. 경매에 붙이면 그 정도에 보통 낙찰이 되지요. 아마 그 이상의 가격이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나……. 흐윽! 티레사! 흐흐흑!”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울어댔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달랬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참동안 울다가 겨우 아이의 방으로 돌아가는 걸 본 후, 우리들은 내 방으로 들어와 쉴 수 있었다.
“아이의 몸의 성장이 더뎌서 그런지 병의 진행이 너무 빨라요. 제가 예전에 본 환자는 어른이었는데 병이 저렇게 빨리 진행되진 않았거든요. 이대로 가면 아무리 비사키나 가루로 만든 해열제를 써도 몇 개월을 넘기기가 어려워요. 그나마 영애가 초반에 조치를 빨리 해서 지금은 상태가 안정되긴 했지만…….”
프리지아 선생님의 얼굴이 수심으로 가득 찼다. 치료법을 알고 약도 알고 있는데 환자를 구할 수가 없다는 생각에 아마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선생님, 정말 그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슈페리안. 그나마 비사키나가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약초 중에선 난이도가 가장 낮단다. 나머지 약들은 전부 전설의 약초들이거든. 너 200년 묵은 아르라우네 본 적 있어? 아니면 100년 묵은 치레아브는?”
“아니요……. 본 적 없습니다.”
“없지? 신이 심마니의 재능을 내리신 약초꾼이 산을 헤집어도 안 보이는 약초들뿐이야. 일단 상태를 지켜보면서 최대한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어.”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바트완 아저씨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참, 그런데 진료비는 얼마입니까? 비사키나 가루로 만든 해열제도 상당히 고가일 텐데……. 지금 아이의 엄마는 정신이 없으니 제가 대신 지불하겠습니다.”
“희귀한 증례를 봤으니 진료비는 주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약도 원래 제가 만든 거거든요. 지인에게 한 뿌리 선물 받아서 만들어 가지고 있던 건데 쓸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그것보다도 약초 시장에 비사키나가 있는지 좀 알아봐 주세요. 아마도 없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봐야죠.”
“알겠습니다. 아는 모든 상단에 연락해보지요. 설사 없다 하더라도 어느 귀족가에 납품되었는지 알 수 있으니 제가 직접 협상을 해보도록 하지요.”
“내일 다시 올게요. 저도 다른 루트로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영애는 좀 쉬도록 하세요. 피곤해 보이시네요.”
“그래요, 누님. 아이가 걱정되는 건 알지만 누님도 쉬셔야 해요.”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는 사람들을 배웅했다. 사실 하루 만에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좀 피곤하긴 했다. 낮에 많이 잔 덕분에 졸리진 않았지만 말이다.
작은 목소리로 엄마를 부르던 아이의 얼굴이 예전의 나와 겹쳤다. 다만 난 어머니 대신 마가렛과 전의들. 그리고 라인이 곁에 있어주었다. 어머니가 무희라면 아마 곁에 자주 있어주지 못하겠지.
아까 전에 아주머니가 살짝 알려준 정보로는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돌림병으로 죽었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의 어머니는 오로지 아이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다고. 젊고 아름다워서 여러 곳에서 다시 결혼하라고 재취를 권했지만 아이 때문에 시집을 가지 않았다고 했다.
까만 머리카락을 가진 귀여운 여자아이. 티레사는 나를 닮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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