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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의 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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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의 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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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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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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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0.5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8.4만자, 약 2.7만 단어, A4 약 53쪽?
ISBN13 979115682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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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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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우애


닉네임 냐하홀릭.

기계공학과를 졸업하여 잘 다니던 대기업 그만두고 생소한 직업인 직업재활사를 선택한 괴짜 글쟁이. 그래서인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독특함이 글 속에 표현된 것 같다.
언제나 고정된 틀보다는 새로운 것을 찾아 끝없이 생각하고 상상한다. 독자님들의 눈물콧물 빼는 벅찬 감동을 드리는 것을 목표로 오늘도 끝없이 도전한다.

‘악연의 실’
네이버 베스트리그 오픈과 동시에 승급.
조아라 투데이 베스트 자리지킴이.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거기, 누구지?”
“?”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있던 베나는 깜짝 놀랐다. 당연히 혼자 있을 거라 예상했던 곳에서 다른 이의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묻었던 고개를 들어올렸다. 놀라기도 놀랐지만, 묘하게 익숙한 음성이다. 혹시나 하는 의문을 품고 베나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몸을 돌렸다.
“어머나, 공작님 아니세요? 좋은 아침이네요.”
“…….”
역시나.
아침부터 운동이라도 하는 것인지 운동복 차림의 에른이 있었다. 공작님이 아침 운동을 밖에서 즐겨 한다는 정보는 없었는데, 이런! 방금 전까지의 어두운 얼굴이었던 베나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싱긋 웃으며 아침인사를 건네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런 모습에 오히려 할 말을 잃은 것은 반대쪽 에른이었다.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물을 만나 말문이 막힌 것이다.
“너…… 너……?”
“아침 운동 나왔나 봐요? 그러지 말고 그냥 집 한 바퀴 돌지 그랬어요. 그 넓은 저택 1층부터 꼭대기까지 걷기만 해도 충분히 운동될 것 같던데.”
“하! 나참.”
예상치 못한 만남에 허탈하게 웃으며 에른이 베나에게 다가왔다. 공작님 보기를 동네 친구로 보는 사람은 그가 알기로는 한 사람뿐이었다.
“떽떽거리는 거 보니 내가 아는 베라리엔이 맞군.”
“저기…… 예전부터 그 떽떽거린다는 표현이 좀 거슬리는데…….”
“맞잖아? 내가 입만 열면 떽떽거리는 거. 공작님 알기를 발길에 치이는 돌멩이보다 더 하찮게 여기는 베라리엔.”
“어머,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어요! 그리고 내가 언제 하찮게 여겼나요? 아니꼬우면 모를까.”
“그거나, 이거나.”
에른이 쿡쿡 낮게 웃으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의 베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솔직히 누가 감히 국민영웅 리앙마 공작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잔뜩 꼬인 말을 하겠는가. 당돌한 이 눈빛, 정말 오랜만에 가까이에서 본다.
처음에는 절대 이곳에 있을 리가 없을 사람이 있자 헛것, 아니면 닮은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생각은 베나가 입을 열자마자 일 초 만에 사라졌다.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여자밖에 없다.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왜 네가 여기 있는 거지?”
“난 뭐 여기 있으면 안 되나?”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여기는 네가 지내는 곳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알고 있는데…… 설마 날 보려고 찾아온 건 아니겠지?”
“아침부터 기름을 들이켜셨나. 미끈거리는 소리를 하네. 아쉽게도 보고 싶어서는 아니고, 집이 이 근처로 바뀌어서 말이야.”
베나가 자신의 등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의 손을 따라 뒤를 바라보던 에른이 눈이 기이하게 휘어졌다. 설마……?
“라이트리버?”
“응. 내 새집이야. 이사 왔어.”
“…….”
번화가와 멀고 외져서 오랫동안 주인이 없던 고저택에 들어온 새 주인이 베나라? 어쩌면 고고한 그녀와 아주 잘 어울리는 집이긴 하다만 하필 자신의 저택과 이토록 가까운 곳이라니! 에른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제는 따라다니면서 떽떽거릴 작정이냐…….”
“누가 따라다녀!”
“아님 고문이거나.”
“얼씨구?”
피해자마냥 심각한 얼굴의 에른을 보면서 베나는 기가 찼다. 착각도 유분수지. 아무리 집이 가깝다지만 일부러 찾아가서 괴롭히는 취미는 없다. 오히려 괴롭힘 당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쪽은 이쪽이다.
하지만 에른은 다른 의미로 충격이었다. 왜 하필 베나란 말인가! 차라리 다른 사람이면 이렇지 않았다. 그냥 ‘그래?’ 하고 끝날 일이었지만, 신경 쓰이는 여자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살고 있다는데 한편으로 기쁘기도 하지만, 그것과 비례해서 목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두 번째 단추에 대한 의미도 모르는 이런 무신경한 여자를 대체 어쩌란 말인가!
“이 바보, 멍청이…….”
“뭐라고?”
“아니, 아무것도…….”
자신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말해서 다행히 베나가 못 들었지만, 뭔가 기분 나쁜 소리를 들은 거 같아 베나의 눈빛이 좋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캐묻지는 않았다.
베나는 바위에서 일어나 앞에 있는 에른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래도 이사 왔는데 인사는 해야 할 것 아닌가. 동대륙에선 이사하면 이웃집에 떡을 돌리는 풍습이 있지만, 이곳에선 그런 살가운 풍습은 없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나마 인사해서 다행이네. 근처에 사니까 사이좋게 지냅시다. 비록 연구소 일 때문에 자주 저택을 비우긴 하겠지만.”
“그래.”
내민 손을 의아하게 바라보다 그것이 인사라는 것을 안 에른이 어색하게 손을 뻗었다. 이 녀석은 역시 아무렇지도 않는가 보다. 망설이듯 내밀어진 커다란 손에 작은 손에 감기면서 이끌리듯 아래위로 흔들거렸다.
“자, 그럼 인사했다? 나중에 뭐라고 하지 않기!”
“…….”
확인이라도 하듯 말하는 베나의 말에 에른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복잡한 그의 심정은 하나도 모르는 베나는 그저 싱긋 웃을 뿐이었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지금쯤 아침 준비를 마쳤을 거야. 공작님도 조심해서 가.”
“응. 잘 가라.”
아침 운동 나왔다가 괜히 기만 빨린 기분이었다. 에른은 빨리 가라는 의미로 힘없이 손을 휙휙 저어주었다. 약간 불성실한 그의 태도에 입이 삐쭉 튀어나오긴 했으나 베나는 뭐라 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사실 그에게 큰 고민거리를 안겨주었으나 베나가 알 리가 있겠는가. 다만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아침을 먹을 생각뿐이었다.
옆집 집주인과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지는 예상을 못했으나, 그래도 걱정과는 달리 순탄하게 인사를 마쳐서 기분은 좋았다. 베나는 모래로 인해 미끄러운 바닥을 조심조심 내려가기 시작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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