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원장님, 저는 결혼한다고 해야만 자유로운 몸이 되어 원장님한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어요. 저는 서약을 했어요. 하지만 그건 그 서약이 아무 힘도 쓸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저는 결혼하지 않았어요! 그건 결혼이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원장과 펄크 둘 다 리처드의 격정이 터져나오는 걸 억누르고 입을 다물게 하려고 엄한 말로 제지했으나 리처드의 분노는 폭발했다.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 사실을 공표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리처드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의 외침이 큰 마당의 벽들에 부딪쳤다 돌아올 만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고함쳤다.
'...... 그 은자가 신부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 pp.273-274
캐드펠은 솔직하게 털어놨다. '나는 사람들이 살인을 하는 이유들에 관해 생각하고 있다네. 탐욕이 그 중의 하나지. 그리고 그건 상속을 받고 싶어 안달을 하는 아들의 마음속에서 싹틀 수도 있어. 증오 역시 살인을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는데 학대받는 하인은 기회가 생길 경우 기꺼이 그런 마음을 품을 수 있지. 하지만 또 다른, 좀더 괴상한 이유들도 있어. 단순한 도벽 때문에, 그리고 희생자가 나중에 아무 소리도 지껄이지 못하도록 뒷마무리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그런 짓을 하는 경우들 같은 것. 딱한 일이야, 휴, 정말 딱한 일이야.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데 그렇게 때 이르게 죽음을 재촉하다니.'
--- pp. 130-131
'누구세요?'
리처드는 덧문 판잔들 틈에다 입술을 대고 급하게 속삭였다.
'거기 누구세요?'
'히아신스야! 리처드, 거기 혼자 있니? 나는 들어갈 수가 없어. 괜찮니?'
'아니! 안 괜찮아.'
리처드는 몹시 화가 난 목소리로 속삭였다. 분노 어린 목소리로 미루어 리처드는 잘 지내왔고 건강 상태도 아주 좋은 듯 했다.
'어른들은 나를 가두어놓고 나더러 순순히 결혼하라고 계속 들볶아대고 있어. 오늘 밤 그 여자를 데려올 거야. 나를 결혼시키려고......'
'나도 알고 있어.'
히아신스는 탄식하듯 말했다.
--- p.232-233
" 그 아이가 가장 가고 싶어하지 않는 곳이지. 할머니의 의도를 알고 있으니까. 왜 그러나? 그 아이가 없어졌나 보군. "
" 네, 지난밤 이후로 감감무소식이에요.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저희도 모르고 있었어요. "
폴은 죄의식과 자책, 근심이 뒤섞인 심경으로 그 우울한 소식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 제 잘못입니다.! 제가 지나치게 안일에 빠져 제 의무를 다 하지 못했어요. 그 아이들을 지나치게 믿었고 ...... 그런데 리처드는 왜 달아났을까요? 여기서 행복하게 지냈는데. 그럴 만한 별다른 조짐도 보이지 않았고, ...... "
" 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겠지. "
캐드펠은 생각에 잠긴 채 자신의 뭉뚝한 갈색 코를 문지르면서 말했다.
" 그런데 노부인에게 돌아갔다고? ...... "
--- p.152
" 그 아이가 가장 가고 싶어하지 않는 곳이지. 할머니의 의도를 알고 있으니까. 왜 그러나? 그 아이가 없어졌나 보군. "
" 네, 지난밤 이후로 감감무소식이에요.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저희도 모르고 있었어요. "
폴은 죄의식과 자책, 근심이 뒤섞인 심경으로 그 우울한 소식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 제 잘못입니다.! 제가 지나치게 안일에 빠져 제 의무를 다 하지 못했어요. 그 아이들을 지나치게 믿었고 ...... 그런데 리처드는 왜 달아났을까요? 여기서 행복하게 지냈는데. 그럴 만한 별다른 조짐도 보이지 않았고, ...... "
" 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겠지. "
캐드펠은 생각에 잠긴 채 자신의 뭉뚝한 갈색 코를 문지르면서 말했다.
" 그런데 노부인에게 돌아갔다고? ...... "
--- p.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