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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태자호위담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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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태자호위담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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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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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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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35MB ?
ISBN13 97911320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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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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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 스승님들이 많이 화나셨나?”
“화가 안 나시겠습니까? 종이랑 붓만 덜렁 있고 사람은 없는데.”
“그래도 이번에도 이겼구나. 정말 넌 운이 끝내주게 좋은 것 같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도 그러셨습니다. 하지만 전하를 보니 그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나이에 벌써 주름살이 잔뜩 생기고 있으니까요. 운이 좋다면 더 바르고, 듬직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땡땡이도 안 치는 주군을 만났을 텐데. 팔자가 참 괴상합니다.”
궁 안에서 이 말을 하면 불경이지만 궁 밖에서 하면 잔소리다. 전하, 아니 운휘의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이놈을 어찌하면 좋을까. 한숨이 푹푹 나온다.
어디로 튀지 못하게 손을 꼭 잡고 궁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나씩 늘어나는 기척들이 느껴지는 걸 보니 다들 알아서 모였나 보다.
“잡으셨군요.”
검은 무복을 입은 이가 옆에 따라붙었다. 창현, 호위단의 부대장이다.
“연락은?”
“했습니다. 월만 무녀님이 깔깔 웃으시더군요. 대사님이 죽비를 닦아놓고 기다리신답니다.”
오늘도 우리 태자 전하 등에 불이 날 것이다. 그러기에 왜 도망을 쳐서는 매를 버냔 말이다. 가만히 다 마치고 밤에 나와도 될 걸. 덜한 공부를 더 하려면 밤까지 정신없이 움직여야 할 거다.
“아아, 큰일 났군.”
“아시니 다행입니다. 어서 가시죠. 저도 전하를 잡으러 나오느라 하루 일정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애들 훈련도 시켜야 하고 장부도 적어야 하는데. 야근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합니다.”
“간식을 내려주마. 팥이 든 찹쌀떡이랑 차랑. 뭣하면 저녁을 내려줄까?”
“죄송하지만 오늘 저녁 기미 담당이 저입니다.”
고로 저녁은 같이 먹는다. 그러자 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 말라니까.”
“일입니다.”
3년 전 독이 든 음식을 먹어 일주일 동안 크게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뒤로 운휘는 내가 기미를 보는 것을 질색한다. 이리 자기 사람을 아끼는 모습을 보면 성군의 자질이 있는 거 같기도 하건만. 하지만 이건 누구에게 대신 맡길 수 없는 일. 내가 할 일은 당신을 지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은젓가락을 드는 것이 무섭지 않다.
“나보고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그리 화를 내더니. 너야말로 내 말을 들어주지 않잖아.”
싫은 건 싫다, 좋은 건 좋다. 자신의 의견은 또렷하게 표하는 것이 내 주군의 성격이다. 그리고 의외로 한번 결정한 것은 바꾸지 않는 쇠고집을 가지고 있는 터라 이리 나오면 또 내 골치가 딱딱 아프다.
“그것이 무서우면 여기에 있지 못합니다.”
“그래도 싫은 건 싫은 것이다. 담아, 당분간 밖에 도망 나오는 일은 없을 테니 기미는 다른 이들에게 보게 해라. 아니면, 그 방법을 쓰든지.”
그 방법은 너무 귀찮은데. 확실하게 독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하다. 문제는 내가 일을 너무 많이 해야 해서 자주 안 쓴다는 거지만. 흐음, 도망 나오지 않는다는 말은 솔깃한데 어찌할까나.
“창현, 네가 대표해서 말해봐라. 어느 방법이 더 좋으냐? 다수결로 정하지.”
전하의 말에 움직이는데 귀찮지 않도록 머리를 짧게 잘라낸 부하의 입이 씨익 올라간다. 저 모습을 보아하니 저녁에 고생 확정이다. 에잉, 젠장!
“저희의 뜻은 언제나 같습니다. 칼을 쥐십시오, 대장님.”
자기들 몸이 편하면 만사형통이라. 결국 식칼을 쥐어야 하는 운명인 건가.
독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그건 내가 직접 요리를 해서 그걸 먹는 것이다. 물론 남들 앞에서 기미는 하지만 내가 만들면서 독을 넣을리는 없으니 가장 안전하다.
“소담아, 오늘 저녁은 왠지 만두가 먹고 싶네. 아, 무떡도 좋다.”
“대장님의 무떡은 확실히 별미죠. 어머님이신 한영 부인께서 아들에게도 요리법을 다 가르치시니 참으로 행복합니다.”
입맛을 쩝쩝 다시는 여러 개의 머리통들을 보니 난 울화통이 치민다. 여기에 지금 따라온 이들만 다섯에 먹성 좋고 자랄 나이인 태자 전하까지 합치면 한 양동이 다 구워도 모자란다. 이것들이 대장인 나한테 무떡을 만들어 구워다 바쳐도 모자랄 지경인데 도리어 얻어먹을 생각이나 한다니. 주군이나 부하나 정말 대책이 없다. 아이고, 내 팔자야. 어머니, 어머니!
주군을 후려 팰 수는 없으니 일단 부하들의 머리를 한 대씩 쥐어박아 주었다. 악 소리를 내면서도 피하지 않는 건 이거 맞을 테니 떡 달란 의도다. 마침 거의 궁 앞까지 온 지라 가볍게 땅을 박차고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모두 무공이 뛰어난 이들이라 이 정도는 문제없이 따라온다.
“홍매화가 만발했구나.”
나오는 곳도 뒷구멍이요 들어오는 곳도 뒷구멍이다. 태자의 나들이가 밖으로 퍼지면 안 되니 붙잡아 오는 우리도 항상 담을 넘어야 한다. 비밀 문이 있는 장소는 태자궁의 정원이라 사시사철 꽃이 피고 나무가 푸르다. 마침 매화가 피는 봄이라 향이 가득했다.
“태자 전하를 뵈옵니다. 어서 준비하시지요.”
익숙한 궁녀들의 손길에 갈색의 평범한 조끼가 벗겨지고 화려한 비단이 둘러졌다. 고귀함을 뜻하는 은비단에 후계자임을 나타내는 용이 수놓아진 허리띠. 그리고 귀한 홍옥이 달린 머리장식까지. 한량에서 태자로 변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3분이면 충분했다.
들어가기 싫어 미적대는 넓은 등을 밀어 문 안으로 넣고 칼을 든 다음 자리에 섰다. 나올만한 곳은 전부 막았으니 이제 다시는 도망 못 간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눈을 감았다. 볼에 살랑살랑 꽃잎이 닿았다. 봄, 여름, 가을. 손으로 꼽지도 못할 정도의 계절을 당신과 보내왔고, 이제 몇 번의 계절이 더 지나면 난… 떠나야 한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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