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은 미국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영어영문학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편집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2005, 공저), ≪셰익스피어와 타자≫(2006),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2009)이 있으며, 세 권 모두 대한민국학술원 우수 도서로 선정되었다. 그 외 저서로 ≪인종 담론과 성담론: 셰익스피어의 경우≫(2013)와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비극≫(2012)이 있다. 번역서로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포함한 12권과 그리스 비극 작품 11권이 있다.
이탈리아 파도바 유지 밥티스타에게는 두 딸이 있다. 맏딸 캐서리나는 고약한 성미로 악명 높은 처녀다. 반면 둘째딸 비앵카는 뭇 남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둘째딸에게 구혼자가 밀려들자 밥티스타는 맏딸 캐서리나를 시집보내기 전까지 비앵카에 대한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공언한다. 이에 비앵카의 구혼자들이 한마음으로 캐서리나의 신랑감을 찾아나선다. 이때 페트루키오가 나타난다. 그는 캐서리나의 마음을 얻어 그녀와 결혼하고, 결혼지참금까지 두둑히 챙길 생각으로 밥티스타 앞에 나선다. 두 사람의 결혼식 날 페트루키오의 난동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페트루키오는 결국 캐서리나를 ‘길들이는’ 데 성공하고, 이를 증명해 보이기 위해 친구들에게 내기를 제안한다. 페트루키오가 캐서리나라는 말괄량이 여성을 길들인다는 내용의 이 작품은 여성 관점에서 보면 결코 ‘유쾌한’ 희극이 아니다. 차라리 대단히 ‘불쾌한’ 극이다. 거친 여성이 괴상한 방법으로 남성에게 ‘길들여지는’ 것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면 길들여지는 것은 여성이 아니라 다름 아닌 남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케이트는 본질적인 면에서 결코 길들여지지 않았다. 페트루키오가 우월감에 즐거워하도록 만들 수 있는 케이트는 그보다 한층 더 영리하고 지적인 존재다. 지금부터 케이트는 길들였다는 환상에 들뜬 어리석은 남편을 길들이기 시작한다. ‘친절’한 체하면서 아내를 길들이려고 했던 페트루키오처럼, 그녀도 남편에게 ‘복종’하는 체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