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은 일단락되고 있었다. 부서로 걸려 오는 전화도 잦아들기 시작했다. “자! 여러분!” 김남규가 모두의 이목을 모았다. “여러분의 협조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아- 사무실 안에 함성 소리가 가득 차올랐다. 부서원들의 얼굴엔 ‘보람’ 혹은 ‘성취감’이란 감정이 차올라 있었다. “이번 수사팀을 대표해서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도움만큼 열심히 수사해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 보겠습니다.” 김남규는 서둘러 자신의 짐을 정리했다. 특감부서는 일을 마쳤지만 경찰들의 일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수사를 하고 입건시키기 위한 조서를 꾸며야 되는 등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남은 것이다. 김남규가 떠난 자리는 강수길이 대신했다. “모습들이 보기 좋아.” 강수길 과장의 말에 부서원들은 서로의 매무새를 살피다 피식 실소를 터트렸다. 부서원들 중에 제대로 정장을 갖춰 입고 있는 이가 없었다. 하나같이 와이셔츠 차림에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모습들이었다. 넥타이도 살짝 풀어 숨 쉴 공간을 만들어 놓고, 등 뒤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바쁘게 일했다는 것을 알려 주는 대목이었다. “피곤하지?” “네.” “목도 마르고.” “아하하. 네.” “그러고 보니 우리 부서 아직까지 제대로 된 회식 한 번 못해 본 것 같은데?” “와아!” 웃음소리와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리 막내가 민철 씨였나?” “네.” “뭐 하고 있어? 예약 알아보지 않고.” “하하. 알겠습니다.” 민철의 위치는 부서의 막내였다. 회식 자리 예약 같은 잡무는 민철의 몫일 수밖에 없었다. 싫진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런 잡무는 웃으면서 해결할 용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