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키나를 찾으러 왔지.'
'푸키나요? 신비의 약초라는?'
'맞아. 그게 있으면 우리 부족 사람들의 병을 고칠 수 있을까 해서...... 하지만 전설로만 듣던 그 약초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구나.'
'대체 무슨 병이길래 그러세요?'
무쟈프네는 대답 대신 나무로 만든 짤막한 파이프를 꺼내 물었다. 그리고는 한숨처럼 연기를 내 뱉은 뒤 야노마미 부족에게 닥친 비극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 저주스러운 병이 처음 나타난 건 10여 년 전이었지. 처음엔 강에 사는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물 위로 떠오르더니, 얼마 뒤엔 물고기를 먹고 사는 새와 짐승들이 갑자기 미쳐 날뛰며 강으로 뛰어들었어. 그때만 해도 그냥 짐승들의 돌림병이거니 했는데...... 결국은 사람들까지 탈이 나고 말았던 거야.'
--- p.101
쿵-.
갑자기 뭔가 육중한 것이 카누 밑바닥에 세게 부닥쳤다. 카누가 금방이라도 뒤집힐 것처럼 심하게 흔들렸고, 노빈손은 비명을 지르며 뱃전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순간, 그의 눈에 어마어마하게 큰 물고기가 꼬리를 휘저으며 헤엄치는 게 보였다. 몸 길이가 거의 3미터는 될 것 같은 거대한 녀석이었다. 노빈손이 침을 꼴깍 삼키며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마쿠나이마가 먼저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피라쿠루다!'
'뭐라구? 그게 뭔데?'
'피라쿠루. 아마존에서 제일 큰 물고기야. 저 녀석이 카누를 들이받은 거야. 우와,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
--- p.126-127
어머니의 피를 맑게 하라. 어머니의 살을 기름지게 하라. 어머니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라. 모든 자식들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어머니의 품에서 살다가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리니 어머니의 건강을 해치는 자에겐 돌아갈 곳이 없으리라. 자연을 소중히 여기어라. 그것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으로부터 잠시 빌려온 것이다.
읽기를 마친 노빈손은 빙그레 웃으며 마치 번역을 하듯 그 글들을 바꿔 읽었다.
'강을 맑게 하라. 대지를 기름지게 하라. 숲을 시원하게 하라. 모든 인간들은 대지에서 태어나 대지에서 살다가 다시 대지로 돌아가리니, 자연의 질서를 망가뜨리는 사람에겐 돌아갈 곳이 없으리라......'
--- p.232-233
아마존의 전설
아득한 옛날, 하늘도 땅도 없이 모든 것이 하나로 뭉쳐 있던 카오스 상태에서 하늘의 신 우라누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태어났다. 신들의 제왕 제우스의 할머니 뻘인 가이아는 인간에게 신의 지혜를 전해 주기위해 용감무쌍한 여전사 부족을 몸소 창조했다. 그 부족의 이름은 아마존이었다.
아마존의 여전사들은 1년에 한 번씩 축제를 열어 이웃부족의 남자들을 불러들인 다음 그들과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았다. 태어난 아이가 사내아이면 즉시 아버지에게 보내 버렸고, 여자아이이면 용감한 전사로 키웠다. 그리고 활을 쏠 때 거치적거리지 않도록 아이들의 오른쪽 젖가슴을 미리 잘라내었다.
--- p.9 prologue
물 위로 둥둥 떠내려오는 물고기들이 눈에 띈 건 바로 그때였다.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마치 배영을 하듯 물 위에 드러누운 채 줄줄이 떠내려오고 있었다. 멀리서 마쿠나이마가 큰 소리로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다.
"구경만 하지 말고 빨리 담어."
노빈손은 허겁지겁 강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물고기들이 미끈덩거리는 바람에 제대로 건져올린 건 겨우 대여섯마리뿐이었다.
"바보야, 주는 떡도 못 받아먹냐?"
마쿠나이마가 잔뜩 부은 얼굴로 노빈손에게 핀잔을 주었다. 우쒸, 무인도에서는 잘 잡았었는데 …. 1년간 쉬다보니 그새 감각이 많이 떨어진 모양이었다.
"근데 … 어떻게 잡은 거야?"
노빈손이 창피한 와중에서도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바르바스코."
"무슨 코?"
"바르바스코라구. 이 풀의 이름이야."
마쿠나이마가 망태기에 담긴 풀을 손으로 가르켰다.
"이건 마취재야. 이 풀을 으꺠서 즙을 낸 뒤 강물에 흘러 보내면 아까처럼 기절한 물고기들이 둥둥 떠올라. 좁은 개울에서 물을 막고 이걸 풀면 완전히 물 반 고기 반이 된다구."
"우와~ 신기하다."
마쿠나이마는 물고기를 먹음직스럽게 구웠다. 노빈손은 맹렬한 속도로 물고기들을 으적으적 씹었다. 마쿠나이마보다 한 마리라도 더 먹기 위해서였다.
--- pp.59-60
마쿠나이마가 잔뜩 부은 얼굴로 노빈손에게 핀잔을 주었다. 우쒸, 무인도에서는 잘 잡았었는데 …. 1년간 쉬다보니 그새 감각이 많이 떨어진 모양이었다.
'근데 … 어떻게 잡은 거야?'
노빈손이 창피한 와중에서도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바르바스코.'
'무슨 코?'
'바르바스코라구. 이 풀의 이름이야.'
마쿠나이마가 망태기에 담긴 풀을 손으로 가르켰다.
'이건 마취재야. 이 풀을 으깨서 즙을 낸 뒤 강물에 흘러 보내면 아까처럼 기절한 물고기들이 둥둥 떠올라. 좁은 개울에서 물을 막고 이걸 풀면 완전히 물 반 고기 반이 된다구.'
'우와~ 신기하다.'
마쿠나이마는 물고기를 먹음직스럽게 구웠다. 노빈손은 맹렬한 속도로 물고기들을 으적으적 씹었다. 마쿠나이마보다 한 마리라도 더 먹기 위해서였다.
--- p.59
고무를 최초로 사용한 건 중남미 대륙의 인디오들이다. 콜롬부스는 1493년에 신대륙의 하이티 섬에서 어린아이들이 검고 둥근 물체를 가지고 노는 것을 발견했다. 땅에 떨어졌다가 다시 원래의 높이오 튀어 오르는 그 놀라운 탄성체의 이름은 '펠레'. 인디오 말로 고무공이라는 뜻이다(축구황제 펠레의 이름도 같은 뜻, 펠레는 본명이 아니라 팬들이 지어준 애칭이다).
인디오들은 젖은 나무에 고무를 약간 섞으면 불이 잘 붙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 카누의 갈라진 틈을 고무로 메우면 물이 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붕을 방수 코팅 할 때, 그릇을 만들 때, 혹은 장화를 만들 때도 고무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재료였다. 일부 인디오들은 발을 고무액에 담갔다가 꺼내서 말린 다음 신발처럼 신고 다녔는데, 바로 그 신발이 세계 최초의 고무신이었던 셈이다.
--- p.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