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미디어의 발전과 컴퓨터의 발전이라는 두 개의 궤도가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대중사회가 기능하기 위해 미디어 기계와 계산 기계는 둘 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 똑같은 텍스트, 이미지 그리고 사운드를 수백만의 시민들에게 배포해서 똑같은 이념적 믿음을 확신시킬 수 있는 능력은 시민의 출생 기록, 취업 기록, 의료 기록 그리고 경찰 기록을 추적할 수 있는 능력만큼이나 필수적이었다. 사진, 영화, 오프셋 인쇄, 라디오 그리고 텔레비전은 앞서 나열한 것들을 가능하게 했고, 반면 컴퓨터는 뒤에 나열한 것들을 가능하게 했다. 대중 미디어와 데이터 처리 기술은 서로 보완적인 기술이다. 이 둘은 함께 나타나서 나란히 발전했고, 그에 따라 현대적 의미의 대중사회가 가능하게 되었다.
_ 01 뉴미디어란 무엇인가 중에서
사회와 소프트웨어 사용과 설계 사이의 의사소통은 양방향으로 진행된다. 우리가 소프트웨어를 쓰고 그 안에 내재한 오퍼레이션을 사용할 때 이 오퍼레이션은 우리 자신, 다른 사람들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의 일부가 된다. 컴퓨터 데이터를 처리하는 전략은 우리의 일반적인 인지적 전략이 되었다. 동시에 소프트웨어의 설계와, 인간과 컴퓨터 간의 인터페이스는 오늘날 더 광범위한 사회적 논리, 이데올로기, 그리고 상상계를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의 프로그램을 지배하는 어떤 특정 오퍼레이션 방식들이 문화 전반에서도 역시 작동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_ 03 오퍼레이션 중에서
도서관, 박물관 등 사실상 거의 모든 거대 문화 데이터 집합이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로 바뀌고 있다. 동시에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는 개인적이거나 집단적인 문화적 기억, 일단의 문서와 객체, 그리고 여타의 현상과 경험을 개념화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새로운 은유가 되었다. 유사하게 컴퓨터 문화는 3차원으로 만들어진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을 사용해서 모든 유형의 데이터, 즉 분자, 역사적 기록, 컴퓨터 안의 파일, 인터넷 전체, 인간 언어의 의미를 시각화한다. 그리고 많은 컴퓨터게임에서 그 세계와 서사 자체 안에서의 인간 경험은 공간에서의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재현된다. 요약하자면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와 컴퓨터 기반 3차원 가상공간은 진정한 문화 형식, 즉 문화가 인간 경험, 세계, 이 세계 안에서의 인간 존재를 재현하는 데 사용하는 일반적 방식이 되었다.
---05 형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