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에 대한 궁금함이 참 많은 사람이다. 거기에 역마살을 끼고 태어났다. 30년이 넘는 교직생활 동안 국내외 수많은 곳으로 여행했다. 아이와 선생님들과 함께 우리 역사와 문화를 찾아다니는 역사기행을 계속해 왔고 휴가 때는 틈틈이 외국을 여행했다. 그 여행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만나기 힘든 지역이 많았다. 그곳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수업에 이용하면서 세계의 다양함을 알리려 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서아프리카의 세네갈, 말리, 부르키나파소, 가나를 여행하고 다시 콩고민주공화국의 내전지역까지 갔다. 그 여행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의 생경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여행과정은 꽤나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역사여행 이전에 고행이었을 것이기도 하고 어쩌면, 아프리카인의 삶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구도의 길이기도 했을 것이다.
내가 서아프리카 4개국 여행의 마지막 국가로서 가나를 여행하고 여행기를 집필하면서 가나의 독립과정을 서술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그러나 아쉬움이 생겼다. 아프리카가 식민지화되는 배경과 과정이 빠져있는 것이다. 아무리 짧은 일정의 아프리카 여행기지만 역사 여행으로써의 빈 공간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여행기를 집필하다가 콩고민주공화국을 여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흑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식민지가 되고, 또한 식민지 착취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식민지 지배의 후유증이 가장 심하게 남아 지금도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은 현재 아프리카가 가지고 있는 모순점뿐만 아니라 아프리카가 앞으로 발전하려는 측면에서 풀어야 할 문제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아프리카 식민지 지배와 현재 아프리카의 모든 문제를 혼자서 오롯이 안고 있는 나라인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을 이해하는 것은 아프리카를 이해하는데 가장 첩경이 되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