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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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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최성수 저 / 고성원 그림 | 해들누리(21세기북스) | 2000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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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91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6758405
ISBN10 8986758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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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최성수
강원도 회성 안흥에서 출생. 국민대에서 한문학을 한걸음 더해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 대신고교에서 처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현재 양재고교에서 아이들과 즐거운 씨름을 하고 있다.
1987년 민중시 3집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여 시인이며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두 권의 시집 '장다리꽃 같은 우리 아이들' '작은 바람 하나로 시작된 우리 사랑은', 장편소설 '비에 젖은 종이비행기', 산문집 '가지 많은 나무가 큰 그늘을 만든다' '강의실 밖에서 만나는 문학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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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언덕을 막 내려서자 아득하게 푸른 하늘이 다가온다. 그 끝자락에 몇 조각 구름이 떠 있다.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이구나. 마치 드넓은 바다 같아. 지혜는 그런 생각을 하며 넋이 나가 창 밖만 바라본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건 푸른 하늘이 아니다. 정말 바다다. 동해 바다다. 바다와 하늘이 잇닿아 그토록 푸른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지혜는 낮은 탄성을 지른다.

"아, 바다야."
"아름답지?"
민 선생도 감개 어린 말투다
"대관령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모습, 정말 장관이지."
묻는 것도 아닌, 자기 스스로 감동에 젖는 말투다.
지혜는 그저 묵묵히 창너머 아득하게 펼쳐진 바다만 바라본다.

아, 저 바다에 가는 거야. 그 푸른 물살에 내 마음을 다 털어 놓고 싶어. 그러면 이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릴까?

차가 굽이를 돌며, 바다가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도 하고, 제 몸뚱어리를 보여주었다가 다시 거두어 가기도 한다. 아득한 아래로 강릉의 산과 들, 마을이 성냥갑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끝에 바다가 있다.

"바다가 보이는 곳은 아디나 아름답지."
민 선생이 굽이길 운전이라 앞만 바라보며 입을 연다.
"..."

지혜는 말없이 그저 고개를 돌려 민 선생의 얼굴을 쳐다본다. 오똑한 콧날이 날카롭게 보인다. 그러나 머리숱 없이 움푹 패여 들어간 이마가 날카로움을 살짝 가리고 있다. 조심조심 차를 몰지만, 민 선생의 표정도 바다에 대한 기억에 젖는 것처럼 잔잔해진다.

'대관령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웅장하기 그지없어. 앞이 확 트였고, 산과 들이 그 아래 첩첩으로 펼쳐져 있으니 그럴 수 밖에."
민 선생이 흘낏 지혜를 바라본다. 오른손으로 창문 위 손잡이를 꼭 잡고, 민 선생의 이야기를 귓전에 흘리며, 지혜는 창 밖을 내다본다.

다시 운전대를 다잡은 민 선생은 굽이길을 따라 핸들을 왼편으로 한껏 꺾는다. 그 바람에 차가 기우뚱하고, 지혜의 몸이 민 선생쪽으로 쏠린다.
--- p.10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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