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는 ‘횡성 가서 잘난 체 하지 말라’는 말이 속담처럼 전해온다. 횡성 사람들이 똑똑하다는 말일 수도 있겠고 지방의식이 강하다는 뜻도 담겨 있겠다. 원주시와 인접한 횡성군은 숨은 비경도 많고 들러볼만한 유적지도 제법 있다. 갑천면에는 병지방계곡, 치악산 동쪽의 강림면에는 부곡계곡, 청일면 신대리에는 봉복산과 태기산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모여드는 신대리(선골)계곡이 있다. 이들 계곡은 여름과 가을에 찾아가면 좋다. 이밖에 고래골 참숯가마, 안흥찐빵, 횡성한우 등도 횡성의 명물이다. 원주시의 치악산국립공원 탐방을 곁들여 코스를 짜면 좋다. 구룡사와 구룡사계곡, 치악산자연휴양림 등도 1박2일 여정 중 들러볼만한 곳이다.(...)
횡성군 갑천면의 병지방리 산골에 숨은 계곡이다. 홍천과 횡성의 경계에 솟은 발교산(998.4m)에서 발원, 남으로 흘러가며 병지방계곡을 적신 물은 어답산(789.4m) 샘물도 보탠 뒤 대관대천으로 이름을 달리하다가 횡성읍으로 넘어가서 섬강이라는 강 이름을 얻는다.
병지방, 어답산 등 이름부터 범상치 않으니 사연은 삼국시대 이전의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 박혁거세와의 전쟁에서 패한 뒤 덕고산으로 가던 중 갑천에 머물러 피로 물든 갑옷을 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덕고산은 지금 태기산(태의산)으로 불리고 있다. 병지방이란 마을 이름도 태기왕의 병사들이 머물던 곳이란 데서 붙여진 이름이고 계곡 내의 공세율(은전머리)도 그 시절에 세금을 걷던 곳이라고 한다. (...)
여름철에 놀기좋은 물놀이터는 왼쪽길을 따라 지어진 산막 옆 숲그늘에 숨어 있다. 이 휴양림은 물푸레나무, 졸참나무, 두릅나무, 층층나무, 팥배나무, 자작나무, 낙엽송, 당단풍, 오리나무 등 식생이 다양하고 원시림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광장이나 제2야영장을 지나 금창리로 넘어가는 비포장도로 안부에서 치악산 절경을 감상하는 맛도 각별하다. 사람 발길을 찾기 힘든 이 비포장도로는 4륜구동차로나 통행할 수 있고 금창리로 넘어가는 길 끝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어 더 이상 가질 못한다.
등산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벼락바위봉(939m)까지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금창리마을로 넘어가는 안부 → 능선길 → 구멍바위(일명 산부인과바위) → 정상 → 병풍바위 → 북릉 → 공터 → 제3야영장 코스를 밟는다. 약 4시간 정도 소요된다(문의 휴양림 관리사무소 033-762-8288, 원주시청 산림공원과 741-2421). 휴양림까지 가는 대중교통편은 원주시와 신림면을 잇는 버스(30분마다 운행)를 이용한다. 휴양림 입구에서 하차, 매표소까지는 도보로 1km 거리이다. (...)
횡성은 한우로 이름난 고장이다. 횡성한우의 제맛을 즐길 수 있는 별미집이 바로 장미산장(342-2082)이다. 새말나들목에서 나가 안흥 방면으로 가자면 코레스코 콘도를 지나게 되는데 바로 정문 직전에 장미산장이 위치해 있다. 산장 주인은 횡성한우가 유명한 이유에 대해 해발 5백 고지에서 산삼은 아니더라도 싱싱한 산나물을 많이 먹고 자라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미산장에서는 1백% 횡성한우, 그것도 암소만을 골라 왕갈비며 꽃등심, 주물럭 등으로 손님에게 낸다. 자연히 입소문이 퍼져 단골이 많고 이 지역 기관장이나 유지들도 자주 찾아온다. 원주시에서는 개운동의 원주복추어탕집(763-7987)이 가장 유명하고 음식 맛도 좋다.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집이다.
--- 강원도 <횡성·원주>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