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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이 아재
중고도서

복이 아재

: 제10회 우수창작동화 20

김병규 외 글 / 김수연 그림 | 대교출판 | 2003년 03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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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500g | 153*225*20mm
ISBN13 9788939515703
ISBN10 893951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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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를 따라 이 바닷가까지 왔는지, 할아버지를 따라 그가 왔는지......어쨌든 할아버지는 그가 고마웠습니다.

댁도 나처럼 그 집에서 나온 거 맞지요? 나처럼 갈 곳이 없는 거요? 사실은 내 집은 저기 저 집이오. 그러나 이런 몸으로는 갈 수가 없다오

두 사람은 아직도 여름의 열기가 남아 있는 바닷물에 발을 담갔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 이 바닷가에 살다시피 했다오. 그리고 지금으 저 집에서 할망구가 되어 집을 지키고 있을 내 아내를 이 바닷가에서 처음 보았다오. 깨끗한 물처럼 투명하고 아름다운 소년였다오.

할아버지는 두 손을 물에 담갔습니다. 손을 통해 바다의 빛깔과 바다의 힘이 온몸으로 스며들었습니다. 마음의 때가 다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습니다. 문득, 이 자리가 아내와 처음으로 눈웃음을 나누었다는 자리였다는 생각도 스며들었습니다.
그 때 어린 소녀였던 아내는 노래를 부르다 말고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 그 소녀가 저기 저 집에 할머니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없어도 조 저집에서 할아버지의 아이들을 잘 키웠습니다.
---pp. 190-191
나는 혹보 할매가 싫었다. 까맣고 주름진 얼굴에 혹까지 달려 매우 심술 사나워 보였다. 놀부 마누라를 그리라면 꼭 혹보 할매 얼굴일 것 같았다.
혹보 할매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혹보 할머니와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았다. 할매 입에서는 늘 욕이 튀어 나왔고, 대낮에도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아무 데나 가래침을 탁탁 뱉었다. 아이들이 골목에서 놀고 있으면 시끄럽게 떠든다고 물을 뿌리고 욕을 해댔다. 그래서 아이들은 신나게 놀다가도 혹보 할매의 기침 소리가 들리면 얼른 달아나 버렸다. 그러면 할매는 아이들에게 욕을 퍼부어 댔다.

오사할 것들! 어째 나를 피하는 거여? 호랭이나 콱 물어 갈 것들

어째서 아그들한테 욕을 해쌌소? 그랑께 아그들이 실실 피하는 것이 아니겄소

그렇게 어른들이 말리기라도 하면

뭐시여, 지금 나는 갈치는 거시여? 잉? 나를 갈치는 것이냐고?

하며 오히려 큰 소리를 쳤다.그러고는 맨땅에 철석 주저앉으며

변변한 자식새끼 하나 없다고 나는 무시 보네잉. 아이고 원통혀!
땅을 치며 대성통곡을 했다.
---pp.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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