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에 있는 경찰특공대 브리핑실. 경찰특공대는 대한민국의 대테러 최정예부대 중의 하나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등 국제 행사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1983년 10월에 조직되었다.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던 경찰 특수기동대(SWAT; Special Weapons and Tactics) 등이 특공대의 조직 모델로 대원 전원이 특전사와 해군 UDT/SEAL과 같은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으로 구성되어 경찰특공대는 막강한 전투력을 자랑한다. 검은색 특공복을 입은 경찰특공대장은 대형 스크린 앞에 서서 특공대원들에게 앞으로 있을 작전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스크린은 아랍인들이 쓰는 두건 콰트로를 쓴 일식의 사진을 비추고 있었다. “이 자의 이름은 박일식. 일명 ‘보스’라고도 불린다. 1973년생으로 KLO, Kookminhaksaeng Liberation Organization 우리말로 국민학생 해방 기구의 의장이자 무장단체인 KLA, Kookminhaksaeng Liberation Army 우리말로 국민학생 해방군의 총사령관이기도 하다.” 특공대장은 진지한 얼굴로 앞에 앉아있는 대원들에게 설명했다. 대원들 또한 진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두 두 눈에 핏발을 세운 채 스크린이 비추는 일식의 사진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KLA의 무기는 다양한데 주로 일식 인더스트리에서 생산한 화기를 사용한다.” 스크린은 칼라파트를 제외하고는 실총과는 겉으로 봤을 때 구별이 안가는 다양한 에어소프트 건을 보여 줬다. “또 다양한 탄종을 결합해 장착할 수 있는 M1A1 바주카포와 M20A1 슈퍼바주카 및 M72 LAW와 같은 각종 휴대용 대전차 로켓도 보유하고 있다.” 스크린에는 앞서 보여준 에어소프트 건과 마찬가지로 칼라파트를 제외하고는 실제 휴대용 대전차 로켓과 별 차이가 없는 다양한 휴대용 대전차 로켓을 보여 줬다. “KLA는 화기 외에도 전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보조장비를 구비 장착하고 있다. 개인별로 원거리 목표 및 즉각 사격이 가능한 조준경은 물론이거니와 야간과 같이 목표물을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야간투시경마저 보유하고 있다.” 스크린은 일식 인더스트리에서 생산한 다양한 조준경과 야간투시경을 보여 주었다. “KLA 단원들은 모두 태권도와 유도를 비롯한 각종 무술을 익혔다. 특히 1기 단원들은 모두 태권도 3품 보유자로 근접격투에 능하다. 또 조직과 그 수괴인 보스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 절대 회유와 설득이 통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유사시 자살공격을 결코 마다치 않는다. 중상을 입어 목숨이 경각에 달리거나 생포될 위기에 처하면 ‘일식 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몸에 두른 폭탄을 주저 없이 터뜨린다.” 스크린에는 다양한 총기를 손에 들고 자살용 폭탄 조끼를 입은 슈퍼 파워 레인저들의 모습을 비춰주고 있었다. 모두 텔레비전 국제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아랍 테러단체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모두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현상을 들어봤을 것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도 하는데 인질사건에서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인질범들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오히려 자신들을 볼모로 잡은 범인들에게 호감과 지지를 나타내는 심리현상을 말한다.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은행에 침입한 4명의 무장강도가 은행 직원들을 볼모로 잡고 6일간 경찰과 대치한 사건에서 처음 관찰되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KLA의 수괴인 박일식과 그 부하들은 언변에도 능해 인질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구출하려고 온 우리를 적대시하고 오히려 자살공격을 감행토록 한다.” 특공대장은 벌겋게 물든 차디찬 바닥에 누워 있는 어린이들과 경찰특공대대원들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대원들은 스크린을 보며 바득바득 이를 갈았다. 모두 일식에 대한 원한을 곱씹었다. “KLA의 군사고문들이다.” 스크린에는 일식 그룹 보안팀 아저씨들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이들은 모두 특전사와 해군 UDT/SEAL를 비롯한 대한민국 국군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으로 KLA가 다양한 군사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줬다.” 스크린에는 일식 그룹 보안팀 아저씨들의 지도로 슈퍼 파워 레인저들이 훈련하는 모습이 차례로 나왔다. “KLA 고문에는 대한민국 국군 출신만 있는 게 아니다. 외국인 또한 있다.” 특공대 대장은 스크린에 올라온 알프레드 자비스의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자의 이름은 알프레드 자비스. 미 해군 특수전단 Navy SEAL 출신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다. KLA는 이 자를 통해 다양한 선진 군사기술을 습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크린은 알프레드 자비스의 다양한 사진을 보여주었다. 울창한 정글에서 얼굴에 위장크림을 바르고 군복을 입고서 M16을 들고 있는 모습부터 시작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차에서 내리는 일식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는 집사의 모습까지. “특공대 창설 이후 우리는 KLO 의장인 박일식을 체포하고 테러단체인 KLA를 소탕하기 위해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그 결과는 지극히 참담했다.” 특공대장은 과거 작전의 결과가 머릿속에 떠오르자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지 부들부들 떨었다. 대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스크린은 붉게 물든 바닥에 누워 있는 특공대원들의 다양한 모습을 차례로 보여줬다. “체포는커녕 오히려 대원 다수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는 등 극심한 피해를 보기만 했다.” 특공대장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원들 또한 원한이 떠오르는지 이를 꽉 깨물었다. “다가오는 봄 KLO 의장 박일식이 성실동의 한 빌딩을 방문한다는 첩보가 들어왔다. 작전의 목표는 간단하다. 한 명의 희생자 없이 테러조직의 수괴인 박일식을 체포하고 테러조직인 KLA를 분쇄하는 것이다. 알겠나?” 특공대장은 대원들의 얼굴을 보고 말했다. “예!” 대원들은 모두 일제히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번만은 꼭 KLO 의장인 일식을 체포하고 KLA를 분쇄하겠다고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