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프랑스문학의 가장 위대한 신비주의 작가이다. 그의 삶과 작품들은 당대 사회와 정치 및 사상계에 일어난 주요사건들, 곧 프랑스 군부의 반유대주의를 폭로한 드레퓌스사건, 평화주의, 공산주의, 파시즘에 대한 투쟁, 세계평화 추구 등에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
로맹 롤랑은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 예술박사학위를 받은 뒤, 고등사범학교 예술사 교수, 파리대학교 음악사 교수를 지냈다. 그는 극작가로도 활동했는데, 드레퓌스사건에는 군국주의와 국가주의에 반대하며 《이리들》을 발표했고, 혁명극 《당통》《7월 14일》 등을 썼다. 그는 영웅에 대한 숭배와 열정으로 《베토벤의 생애》《미켈란젤로의 생애》《톨스토이의 생애》등 천재들의 전기를 집필하였다. 그의 첫 번째 대하소설 《장 크리스토프》(1904~12)는 로맹 롤랑에게 1913년 프랑스 아카데미문학대상과 1915년 노벨문학상을 안겨주었다.
1914년 스위스 여행 중에 1차대전이 일어나자 그곳에 머물며, 반전평론집 《싸움을 초월해서》《학살된 사람들에게》, 소설 《콜라 브뢰뇽》《클레랑보》 등을 써서 평화주의를 외치며 문명옹호의 투사로 변신했다. 그는 간디 사상에도 관심을 기울여 《마하트마 간디》를 발간, 비폭력과 혁명의 일치를 주장했다. 또한 반파시즘 투쟁을 적극 추진하며, 평론집 《투쟁의 15년》을 발간하는 등 과감한 문필활동을 펼쳤다.
두 번째 대하소설 《매혹된 영혼》(1922∼33)을 발표, 격동의 시대와 함께 성실하게 살아간 한 여인의 생애를 통해 정치적 파벌주의의 잔인함을 폭로하기도 했다. 2차대전 중에는 독일 점령하의 베즐레에서 반나치스 저항운동의 투사들을 격려하며 저작활동을 계속했다. 죽은 뒤 출판된 《회고록》과 일기는 그의 인류에 대한 보기 드문 사랑을 증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