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와 문화 창작 기획자로 활동하였으며 약 5년간 대학에서 스토리텔링을 강의하였다. 근래에는 만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던 《대물》을 소설로 발표하고 『이순신의 반역』 『사야가 김충선』을 간행하였다. ‘사야가 김충선’은 뉴시스(민영통신사)와 대구 영남일보에 연재한 소설 ‘항왜 김충선’을 재손질한 작품이다. 저자의 이순신에 대한 관심은 연재소설의 자료 수집 중에 탄생되었다. 지인의 제안으로 여수와 한산도 등을 두루 돌아다니며 ‘반역’을 도모한 것이다. 이순신 관련 작품들의 탄생 배경에는 ‘억울함’이 있다. 이순신은 왕과 조정에 억울하였고 저자는 사회에 억울하였다. 모함을 받아 죽음에 이르는 이순신에 비하면 사소한 억울함이었으나 그 아픔이 몇 편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저자는 늘 심중 일기를 쓴다. 심중 일기는 이순신의 ‘반역’에서 이순신의 ‘제국’으로 이어진다. 그 일기는 우리 모두가 매일 쓰고 있는 것이다.
광해군의 날카로운 지적에 선조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순신이 주목받게 된다면 왕권이 동요하게 됨을 그대는 모른다.” 광해군은 입술을 깨물며 아뢰었다. “그 때문에 파행의 권력을 일삼게 된다면 먼저 민심이 요동칠 것임은 왜 모르십니까?” “민심은 왕의 권력으로 장악할 수 있다.” “착각이옵니다.” “착각이라고? 백성들을 제압할 수 없는 권력이라면 그것은 이미 권력이 아니다. 그러나 이순신이란 놈은 권력으로도 쉽게 해결될 수 없다. 그 자를 따르는 권력 또한 매일매일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열. 전략의 장
“가서 만나보십시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김충선은 전혀 망설임 없이 칼을 휘둘렀다. 피가 튀어 오르며 임진년 내내 조선 수군을 괴롭혀 왔던 일본 장수 와키자카의 목이 뎅강 떨어져 굴렀다. 너무나 간단한 죽음이었다. 김충선은 즉각 도도의 목도 가지고 와서 와키자카의 목과 함께 장대에 매달아 높이 들고 흔들었다. 일본 수군의 총대장과 대장의 목이 동시에 장대 끝에 매달려 흔들리는 광경은 끔찍하고 혐오스러웠다. “이야, 역시 대장의 머리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그들이 목격만 한다면!”---열둘. 승리의 장
“원 장군, 나는 말이오…… 왕권의 올바른 교체를 원하오. 어느 누가 왕이 되어도 백성을 진심으로 섬기는 왕, 강한 나라를 유지할 수 있는 왕, 백성들이 존경하는 왕, 그 백성들이 편안하고 부유하게 살아가는 나라를 다스리는 왕! 그런 왕을 원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지요. 피를 보아서도 안 됩니다.” “그것은 너무 이상적인 사고가 아닙니까.” “이 일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절대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열두 척의 판옥선으로 삼백삼십 척의 왜선을 상대했던 명량해전은 가능했던 것이었습니까?” …… 정치도 조화입니다. 정치를 하는 우리들이 목표를 정하여 조합하면 그런 나라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나 이순신의 정치철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