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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렉스

요괴렉스

: 피의 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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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507583
ISBN10 8987507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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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빛으로 단장된 욕실에서 욕조에 다가가 물 속을 들여다본 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어제 일인 것 같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생활은 긴 하룻밤이었다. 내려다보았다. 그것이 거기 전처럼 누워서 자고 있었다. 몸을 숨기기 전에 벗을 시간도 없었던 듯 옷은 전부 입은 채였다. 대머리였던 곳에 캄스러운 머리카락이 돋아나 있었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색칠한 얼굴의 흔적인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자신의 것이 아름다운 얼굴을 분자 하나까지 완전히 빼닮아 있었다. 완벽하게 마무리된 손이 그것의 가슴 위에 교차되어 있었다.
--- p.277
빗방울이 굵어지고 있었고 얼굴에 비를 맞는 기분이 좋았다. 그는 돌을 좀더 들어내려고 말뚝을 두 개 더 박아넣었다. 그가 승리를 거두려는 순간이었다. 자 자. 조금 더. 세번째 말뚝은 처음 두 개보다 더 깊이 박혀서 돌 밑의 가스 거품을 찌른 것 같았다. 그는 지독한 냄새가 나는 누리끼리한 가스 덩어리 때문에 구멍에서 떨어져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 방법이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목과 폐를 걸러내기 위해 흙먼지 섞인 가래를 기침으로 뱉어내는 것뿐이었다. 돌 밑에 뭔가 악취를 풍기는 어떤 동물이 있는지 아무튼 그것은 심하게 썩어 있었다.
그는 다시 돌아가서 코가 아니라 입으로 헐떡이며 호흡을 했다. 머리가 아파왔다. 뇌가 부풀어올라 두개골을 압박하면서 터져나오는 듯 했다.
"빌어먹을!"
그는 돌 밑에다 또 다른 말뚝을 때려 박았다. 등골이 빠질 듯 아팠다. 오른 손 물집이 터졌다. 팔엔 등에가 앉아서 열나게 피를 빨고 있엇다...p.71
당겨, 당겨, 요괴는 인간에게 명령했고 토마스 거로우는 그 불쌍한 몸에 힘이 다 빠질때까지당겼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요괴를 수의를 입은 채 무덤에서 천천히 들어 올려지고 있었다.그렇게 오랫동안 머리를 짓누르고 있던 돌이 제거되었으니 요괴는 이제 쉽사리 위로 올라가 뱀이 허물을 벗듯 무덤의 흙을 털어버렸다. 요괴의 상체가 자유로워졌다. 어깨 넓이는 보통 사람의 두 배였다.

깡마르고 흉터난 팔은 어떤 인간보다도 강했다. 다시 살아난 사지는 나비 날개처럼 피를 뿜어내며 솟구치고 있었다. 길고 위험한 손가락은 점차 힘을 얻으며 생기있게 흙을 후벼 파고 있었다. 토마스 거로우는 그저 선채로 쳐다볼 뿐이었다. 경외로울 따름이었다. 두려움이란 아직 살기회라도 있는 자들이 갖는 감정이다. 그에겐 살아날 여지가 없었다. 요괴가 완전히 무덤 밖으로 나왔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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