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청소년기의 자녀가 부모가 모르는 비밀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권장할 만한 건강한 행동일까? 청소년 1,200명을 대상으로 부모에게 비밀을 숨기는 행위의 장단점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시행한 결과, 너무 많은 것을 비밀로 할 경우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행위는 심리에 악영향을 주어 자존감 저하, 우울감, 스트레스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에게 숨기는 것이 많은 경우, 공격성과 비행 가능성도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p. 50)
그렇다면 성인들은 주로 어떤 것들을 비밀로 할까? 성인들의 비밀에 특정한 주제나 공통점이 존재하는지 알아보고자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대부분의 연구에서 성에 관련된 비밀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정신 질환 등의 개인적인 약점이나 실패에 관련된 비밀이 뒤를 이었다. 여기서 성에 관련된 비밀은 직접적인 성행위 자체에 대한 것만은 아니며 성적 판타지, 성적 불능, 성병, 혼외 출생, 낙태 등도 포함된다. (p. 52)
비밀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잡하고 여전히 많은 부분이 심리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밀이 매력을 증폭시킨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다시 말해, 비밀 관계의 당사자들은 그 관계에 대하여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매력을 느낀다. (p. 69)
사람에게는 비밀을 공유하려는 본질적이고 내재적인 충동이 있다. 즉, 정보 공유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다. 실제로 사람들이 비밀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며, 한 사람 이상에게 말하는 경우도 흔하다. 최근 진행된 한 연구에서도 사람들이 비밀을 자신만의 것으로 지키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에서는 87%에서 96%에 이르는 응답자가 자신의 감정적인 경험을 비밀로 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것으로 드러났다. (p. 125)
“서로 이렇게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사이는 흔치 않은데, 당신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네요. 이런 관계는 아무 데서나 찾을 수 없죠”라고 말하며 상대에게 관계의 독점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상대의 정보를 끌어내기 위하여 우리의 비밀을 먼저 털어놓는 전략을 활용하고,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상대뿐이라는 말을 덧붙이면 더욱 효과적이다.
또한 상대에게 우리의 비밀을 털어놓기 전, 사실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어서 털어놓아야 할지 고민스럽다는 말을 하면 상대는 이 비밀을 알아내려고 그야말로 안달하게 될 것이다. 이는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것을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 때문이다. (p. 191)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 정보 유도가 쉬운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이런 부류로부터 정보를 유도하는 것은 아이에게서 사탕을 빼앗는 것만큼이나 쉽다. 방법 또한 쉽다. 그저 단순한 질문을 몇 개 던지면, 상대는 지식을 과시하기 위하여 알아서 여러 정보를 늘어놓는다. 효과를 높이려면 대화를 시작하고 일반적인 내용의 얘기를 나누면서 상대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들의 박식함에 감탄을 표하면서 조심스럽게 우리가 알아내고자 하는 비밀에 관련된 주제로 대화의 방향을 틀면 된다. (p. 192)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