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연극학과에서 셰익스피어와 르네상스 연극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연극학회 학술이사, 한국셰익스피어 학회 공연이사, 한국영어영문학회 및 현대영미드라마학회 편집이사를 지냈으며, <Enter Above: 셰익스피어 사극에 있어서 시민들의 자리>로 셰익스피어학회 우수논문상(2000년)을, <누가 나비부인을 두려워하랴: 브로드웨이의 ‘엠. 나비’ 수용 연구>로 재남우수논문상(2003년)을 수상한 바 있다. 1998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두 차례에 걸쳐 강의우수교수로 선정되었다. 저서로는 ≪연출적 상상력으로 읽는 <밤으로의 긴 여로>≫, ≪<오이디푸스 왕> 풀어읽기≫, ≪현대 영어권 극작가 15인≫(공저), ≪셰익스피어/현대영미극의 지평≫(공저), 역서로는 ≪햄릿≫,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리처드 3세≫ 등이 있다. 드라마투르그 작업으로는 예술의 전당의 <꼽추 리처드>, 국립극단의 <오이디푸스>, 명동예술극장의 <유리동물원> 등이 있다.
리처드: 내가 갇힌 이 감옥을 세상이라 생각해 볼까? 아니야. 세상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지만 여긴 나밖에 없잖아. 그래도 그렇게 생각해 보자. 내 영이 남자라면 내 혼은 여자가 되어 그들이 수많은 생각을 낳고 또 그 생각이 더 많은 생각들을 낳아 이 작은 세상을 가득 차게 해 보자. 저 넓은 세상을 가득 메운 각양각색의 사람들처럼 생각들도 모두 제 나름이겠지? 사람들처럼 생각도 결코 만족을 모르는 존재니까. 저세상에 고귀한 사람들이 비천한 자들과 뒤섞여 살듯이, 천국을 꿈꾸는 순수한 생각도 이 더러운 육신의 생각들과 뒤섞여 있어. 그래서 ‘연약한 자들아, 내게로 오라’는 말씀이 ‘네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보다 어려우리라’라는 말씀으로 뒤집어지고 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