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중에서도 도량형, 즉 길이와 부피와 넓이를 측정해 온 역사는 아주 깊습니다. 도량형은 복잡하고 알쏭달쏭한 이 세상의 원리를 수학의 눈으로 단순하고 명쾌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아주 중요한 도구이거든요. 머나먼 우주도 ‘광년’이라는 단위로 설명할 수 있고, 서로 다르게 느끼는 시간의 흐름도 시간의 단위로 간단히 표현하고 약속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p.4-5 「머리글」
축구 경기에서도 ‘보’라는 단위는 중요한 역할을 해요. 선수가 반칙을 하면 심판이 프리킥을 주는데, 이때 수비하는 선수들은 프리킥을 찰 상대편 선수를 방해해서는 안 돼요. 공을 찰 선수와 9.15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지요. 그렇다고 이때마다 줄자를 가져와 거리를 잴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심판은 선수들에게 아홉 걸음에서 열 걸음쯤 물러난 뒤 수비벽을 쌓으라고 일러 줘요.---p.55-56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그런데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가요? 너무 조바심 내지는 마세요. 우리말에 ‘시나브로’란 단어가 있어요.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이란 뜻이에요. 세월은 시나브로 흐르고 흘러서, 어느 순간 여러분도 어른이 되어 있을 거예요.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려면 굉장히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것 같고 시간이 느리게 흐르지만, 일단 어른이 되면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요. 의학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우리 선조들은 100년이란 시간도 긴 세월이 아니라는 걸 ‘백 년을 다 살아야 삼만 육천 일’이라는 속담으로 표현했어요. 사람이 아무리 오래 산다고 해도 헤아려 보면 어이없이 짧다는 뜻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