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에서 미술 공부를 한 후,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 캐나다 국립 영화 사무국에서 애니메이션 일을 하다가 현재 유명 아동작가들의 작품에 삽화를 그리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플뢰르드포의 어느 여름 날』 『쥐니크 시리즈』『놋도그 시리즈』 등이 있다.
옮김 : 이정주
서울여자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했다. 번역 작품으로는 『마티유의 까만색 세상』『네 잘못 아니야, 나탈리!』『요리사 마녀』『제가 잡아먹어도 될까요?』『잘 자, 들쥐야』『식사 준비 다 됐어요』『속눈썹 위에 올라앉은 행복』등이 있다.
우리 부모님은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요. 어느 날 저녁, 부모님은 식사 중에 좋지 않은 소식이 있다며 얘기를 꺼냈어요. “기욤, 엄마와 아빠는 더 이상 서로 사랑하지 않아…….” 나는 엄마의 품에서, 또 아빠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어요. 그렇지만 부모님은 헤어지기로 결심을 했어요. 이제부터 일주일은 엄마랑, 또 일주일은 아빠랑 살아야 해요. 아빠가 새 집을 구하는 동안 나는 엄마랑 지냈어요. 나는 내 침대에서 자고, 내 텔레비전을 듣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기 곰 인형들을 가지고 놀았어요. - pp.7~8
“기욤, 네 새 방도 봐야지.” 나는 벽이 휑한 방 안으로 몇 발자국을 옮겼어요. 침대 위에는 꼬마 털 원숭이 인형이 있었어요. 덩그러니 말이죠. 원숭이는 겁에 질린 커다란 눈으로 날 바라봤어요. "아빠가 너한테 주려고 산 거야. 이름은 그리페트란다.” 아빠가 말했어요. 원숭이를 품에 안고서 방의 창밖을 내다봤어요. 저 아래, 땅 위에 있는 집집마다 불빛이 반짝거렸어요. 지금쯤 캄캄한 내 방에서 잠자고 있을 내 곰인형들을 떠올렸어요. - pp.13~14
나는 아빠와 엄마, 집에서 나를 기다리는 내 곰인형들에게도 손을 내밀 수가 있어요. 내 친구들, 연필을 빌려 준 마틸드, 쥘리앙, 멜리사, 요앙, 할아버지와 다음 달이 생신인 할머니를 생각했어요. 나는 그리페트에게 말했어요. “내 손 꼭 잡아. 내가 안 떨어지게 해줄게!” 나는 뒤로 물러서면서 원숭이를 베란다 위로 끌어올렸어요. 우리는 의자에 앉아 서로 부둥켜안고서 잠자는 도시를 바라봤어요. 저기서 꿈꾸며 잠자는 모든 아빠, 모든 엄마, 모든 남자 아이, 모든 여자 아이와 모든 꼬마 원숭이들을 생각했어요. 나는 이 모든 이들이 팔을 활짝 펼쳐서 서로 손을 잡는 상상을 했어요. - pp.3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