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찬우 할아버지는 밤마다 징을 쳐 댄다. 그러자 엄마는 그 징을 감추고 버리려고까지 하고, 할아버지 때문에 찬우네 가족은 갈등하고 틈이 벌어지게 된다. 결국 엄마는 도와 주지 않는 남편과 자식의 반항에 충격을 받고 가출을 한다. 회사와 학교를 빠진 채 하루 종일 할아버지를 돌보게 되는 아빠와 찬우는 그제야 엄마의 노고를 깨닫게 된다.
그 뒤, 찬우네 가족은 치매 증세가 심해진 할아버지를 고향 근처의 치매노인 보호시설에 맡기려고 한다. 그 곳으로 가는 도중 아빠는 댐 공사로 물에 잠긴 고향 고두실로 할아버지를 모시고 가서 징을 치게 한다. 징 소리는 할아버지의 온전한 정신을 불러오고 엄마 아빠, 찬우에게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다시 할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오는 길에 찬우는 징에 얽힌 사연을 듣게 된다. 찬우의 증조할아버지가 목숨과 바꿔 남겨놓은 징은 할아버지에게는 아버지의 넋이며 세상의 이치를 알려 주는 하늘의 소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치매 증세는 더욱 심해진다. 급기야 할아버지는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고 누워만 지내게 된다. 찬우는 그런 할아버지를 귀찮아하고, 미워하고, 때로는 어서 빨리 돌아가셨으면 하고 바란다. 또 한편으로는 아기가 된 할아버지를 불쌍하게 여기기도 한다.
결국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찬우는 그 동안 못되게 굴었던 일들에 대해 용서를 구하지 못해 자책한다. 할아버지를 화장해 유골을 고두실에 뿌리면서 찬우는 할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하고 마지막 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