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실에 들어서기 얼마 전까지도 노랗게 질린 얼굴로 수산 시장을 걷고 또 걷는, 그 엄마의 모습을 떠올린다. 엄마는 서울에 오기까지 그런 자신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몇 번이나 마주한 걸까? 그렇게 내 밥상 위에 올라 온 생선살이 내 머리카락이 되고 피부가 되었다. 그런 나의 생명력이 엄마의 뼈를 갉아먹고 텅 빈 뼈 안에 종양을 옹이처럼 박아 넣은 것만 같다. 엄마가 헌신을 하면 할수록, 나는 무정하고 잔인한 새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엄마는 알고 있을까? ---p.17

* 나는 자녀들에게 종종 말한다. 내가 죽거든 남아 있는 재산을 모두 조은문화재단에 기증해 달라고. 내 소망은 하늘나라에 갈 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 세상을 떠날 때, 남은 것을 마땅히 이 세상을 위해 거저 주는 것이리라. ---p.27

* 돈과 권력이 인생의 행복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 사랑을 나눠야 행복이 깃든다. 많은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슬퍼하는 것은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나누고 사랑하고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참된 인생을 사는 비결이다. ---p.34

* 진정한 사랑은 언제라도 자랑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그 사랑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것이어야 한다. 그 사랑은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행함과 진실함에 있다. ---p.45

* 누가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난 쉽게 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 대신 내 아내에게 물어보라고 할 것이다. 아내는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 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상황과 여건이 달라져도 사랑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는 가치를 보여 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p.54

* 아버지의 사랑은 내가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사랑의 빚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아기를 낳고 기르다 보니 부모님의 사랑은 되갚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내리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버지처럼 나도 내 딸이 정말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지쳐서 일어날 힘이 없을 때, 마음을 도닥이며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나의 아버지가 나를 그렇게 세웠듯 나도 딸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p.111

* 아이 눈으로 바라본 사랑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인정해 주는 것이었다.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큰 용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며, 그것을 지켜 나가기 위해 인내와 희생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마주 앉은 사람 앞에 그 사람을 향한 관심과 작은 칭찬을 꺼내 놓으면 그것이 사랑이다.---p.139

* ‘처음부터 까만 하늘은 없다. 그곳에 별이 있고 달이 있듯이, 처음부터 까만 마음도 없다.’
잿빛 안개로 뿌옇게 변한 내 마음에도 언젠가는 새 아침의 태양이 뜰 것이다. 그때쯤이면 나도 생애 가장 용기 있는 한걸음을 뗄 수 있을 테다. 그리고 자신 있게 말하리라.
“엄마, 사랑해요.”---p.153

* 내가 아닌 당신이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것.
내 우주가 당신을 중심으로 도는 것.
당신이 있어야 완성되는 것.
당신을 위해 열렬히 응원하고 온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

<b>지친 삶을 위로해 주는 휴식 같은 사랑<br/>아픔과 슬픔을 이겨내는 힘, 사랑 <br/>당신에게 사랑은 무엇입니까?</b><br/><br/><br/>생은 힘들다.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때 사랑은 일어설 힘을 준다. 희망을 준다. <br/>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사랑 때문이다. <br/><br/>이 책은 사랑을 배우게 한, 사랑을 느꼈던 혹은 ‘사랑은 이런 것’이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br/>어머니, 아버지, 자녀, 애완견, 첫사랑, 가족, 콤플렉스, 봉사, 나눔 등 다양한 소재들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고자 했다.<br/><br/>수술을 앞두고도 자식을 위해 먹을 것을 챙겨 고속버스에 오른 어머니를 보며 어머니의 몸을 먹고 자식들이 자란다는 것을 깨달은 딸<br/>가난한 집안 살림을 외면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아버지를 원망했던 아들, 그러나 자신도 어느덧 아버지를 닮아가게 된 것을 고백하는 아들<br/>큰 사고로 한쪽 손을 잃은 남자를 선택한 여자로 인해 대한민국 최고의 마케터가 된 남자<br/>우울증으로 자살을 하려는 딸을 일으켜 세운 어머니의 한마디<br/>사랑 때문에 사제의 길을 포기했지만 경제적 이유로 첫사랑에게 버림받은 신학생<br/>곤궁한 살림살이로 살림이 빠듯할 때 태어났지만 엄마에게 오히려 기쁨이 된 아기<br/>결혼은 곧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성숙되어지는 과정임을 고백한 주부<br/>어머니의 보리차를 떠올리며 사랑을 생각하는 직장인<br/>유치원 벽화를 그리러 갔다가 그곳에서 소중한 인연을 이룬 화가…<br/><br/>평범한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랑, 삶의 의미와 존재 이유를 알려준 사랑, 소소함 속에서 발견되는 사랑 이야기로 가슴이 촉촉해 진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는 더욱 더 분발해서 사랑해야 겠다는, 더 늦기 전에 사랑을 고백하고, 베풀며 희생하고, 주는 사랑에 한 발자국 나아가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