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 7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학했으며, 그르노블 대학에서 박사 후 연수를 수행했다. 전북대학교, 홍익대학교를 비롯한 대학에서 강의했다. 주 저서로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한 발자크 작품 연구』(박사학위논문), 『색깔 있는 문화-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젠더』(공저), 『살롱 카바레 카페』(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담론의 장르』(공역)가 있다.
‘그리운 아네트…’, 그것을 보자 그녀는 현기증이 일었다.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고, 두 다리는 바닥으로 스르르 주저앉았다. ‘그리운 아네트라고… 그는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구나.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뭐라고 썼을까?’ 이런 생각들이 그녀의 머리와 가슴속으로 지나갔다. 그녀는 불꽃이 일렁이는 그림자 속에서 ‘그리운 아네트’라는 문구를 사방에서, 심지어 방바닥 위에서까지 읽었다.
그래요, 친애하는 사촌 누이. 불행하게도 나에게 환상의 시절은 지나가 버렸다오. 그러니 어쩌겠소. 수많은 나라를 이리저리 떠돌면서 나는 내 인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지요. 떠날 때는 어린애였지만 돌아올 땐 어른이 되어서 왔다오. 오늘 나는 전에는 전혀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을 생각하고 있소. 당신은 자유요, 사촌. 나 역시 마찬가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