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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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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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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87쪽 | 456g | 138*210*20mm
ISBN13 9788992073769
ISBN10 8992073763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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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장은경
1962년 경기도 이천 출생. 현재 '밥하는 아줌마'로 아름다운 공동체 ‘작은 평화의 집’ 가족들과 함께하고 있다. 저서로 시집 『날마다 고백을 해도 가슴에 남을 그리움』(1994년), 장편소설 『바다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1997년), 시집 『둥기 둥기 둥기야』(2005년), 에세이 『사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2011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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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사람은 누구나 가는 곳이란다.
함께 가주고 싶은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먼저 가 있어….
내가 곧 너에게 가면 그때는 더 많이 안아줄게.”

그 말에 의식이 없던 아이의 입술이 열리고
죽음 앞에서 둥글게 말려 있던 아이의 굳은 혀가 펴졌었습니다.
내게 건넨 마지막 입맞춤.
아프기 전까지 강아지처럼 내 살갗을 핥아대던
아이의 유일한 사랑의 표현을
기적처럼 선물로 주고 떠난
나의 사랑하는 아이를 잊을 수 없어 웁니다.
끝없이 솟구치는 눈물

정말 사람에게 눈물샘은
발가락 끝에까지 길게 있나 봅니다. --- 「사람에게 눈물샘은」 중에서

바람에 쏠리는 풀잎들의 낮은 속삭임
숲속을 넘어온 밤바람이
스륵스륵 나무목을 베어 물고 지나가는 밤.
바위도 엉엉 숨어 울고 있다고
내게 말을 건네줍니다. --- 「밤의 길목에서」 중에서

나는 너무
미안한 것이 많아서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날
무릎 꿇고 가야할 것 같아요. --- 「산토끼처럼 갔을까」 중에서

아직 나무의 푸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이제 막 열렬히 불타오를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인데
먼 나라의 일처럼 그립습니다.
빈 바구니를 끌어안고
텅 빈 과수원을 서성이고 있는 기분입니다.

타인의 온기가 그리운 계절입니다.
장작불처럼 환하게 마음을 덥히고
그 온기로 가슴시린 이들을 안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가을이 시작되고」 중에서

내 이기심을 분지르고 내 편협함을 넓혀
너그러움이라 이름 지어 불러도 부끄럽지 않을 색깔로
삶을 그려가고 싶습니다.
그 그림 속에서 우리 가족들도 웃음이 더욱 빛나고
수다스럽기조차 한 밝음으로
이생의 잔치를 날마다 환하게 치르면서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러나
오늘 내 그림자에서 떨어지는 것은 씨앗이 아닌 후회였습니다. --- 「씨앗이 아니라 후회였습니다」 중에서

나는 다시 남아 있는 내 삶의 푸른 언덕을 생각합니다.
그 언덕 끝에서 떨고 있는 노을빛을 생각합니다.
그곳으로 가기 위한 걸음이 결코 헛손질이 아니기를 소망합니다.

초롱초롱 눈망울 밝히며
찰랑찰랑 방울소리 울리는 맑고 투명한 가슴으로 옮겨지기를
내가 내딛는 걸음마다 옥수수 알맹이가 쏟아지듯
힘을 다한 땀 구슬도 함께 하기를
아직 젊은 가을의 한 자락이 오늘도 푸르게 지나갑니다.

하늘도 바람도 나의 꿈들도 숲의 가득한 생명들도
오늘은 젊고 싱싱합니다.

아직 꿈을 지을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 「아직 꿈을 지을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중에서

우리의 삶도 이와 같아서
바라던 꿈이 잠시 외면했을 때
고개를 숙이며
마음의 빗장을 잠그고 살고 있지는 않았었나 생각해봅니다.
채 여물지 않은 사랑을 쉽게 포기하고
주저앉아 울먹이지는 않았는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고 살아온 날들입니다.
행여 님들의 그대가 잠시 눈을 돌릴지라도
먼저 뒷걸음하지 마세요.

여름,
뜨거운 해님을 향한 사랑에 겨워
얼굴 가득히 까맣게 기미 꽃이 피어도
끊임없이 바라보고 서 있는 해바라기처럼
그 한결같은 마음을 닮아보고 싶습니다.
--- 「해바라기처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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