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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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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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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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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6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85g | 140*210*20mm
ISBN13 9788901156743
ISBN10 8901156741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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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재욱
1986년 서울 출생. 중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교육에 회의를 느껴 미인가 대안학교인 금산간디학교에 1기로 입학했다. 1년 반을 다니다 학비가 없어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 후 노량진 재수학원에서 대학 입시를 준비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조기 졸업한 뒤 반년 동안 백수로 지내며 첫 장편소설 《쇠당나귀》를 집필했고, 이 작품으로 삼성리더스허브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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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신기한 게 둘 다 까마귀 귀신 들린 거 마냥 시커멓긴 한데, 그래도 왼쪽 놈이 오른쪽 놈보다 좀 허옇지 않어?”
“아, 그렇구먼? 오른쪽 놈은 아주 그냥 무슨 숯검뎅이 칠한 거 같이 시커멓고, 왼쪽 놈은 그래도 약간 가을밤 안 깐 것처럼 시커멓다 말았구먼? 그런데 저것들은 도대체 사람이여, 짐승이여, 귀신이여?”
“아 딱 봐도 그냥 짐승 아녀? 아마 잔나비랑 사람 중간 정도 되는 것 같구만. 근데 저 시커먼 것들은 이빨도 까만가?”
“오매오매 저거 입 벌린 거 봐. 그래도 이빨은 허옇구먼?”
조선인들은 할 일도 없는지 미국 공사관 앞에서 하루 온종일 그런 비슷한 종류의 대화를 서로 나누다가 해가 질 때가 가까워 와서야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다음 날이 되면 또다시 몰려와서 하루 종일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가 해가 질 때쯤에 다시 돌아가곤 하는 것이었다. 와이클레프는 그런 조선인들의 모습이 자신의 고향 사우스내틱의 사람들처럼 꽤나 귀엽고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서울이라는 이 도시와 미국 공사관 앞을 지키고 있는 자신의 일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날마다 자신을 구경하러 오는 조선 사람들이 점점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1장」 중에서

“아니, 그럼 저게 재설군이란 말이야?”
“아 그렇대. 소 잡던 놈이래. 아니 근데 저 천한 놈이 저기 저렇게 관에서 나온 높으신 분이 같이 있는데 저기 올라가 있어도 되는 거야?”
어느새 단상에는 의정부에서 나온 관리가 다시 자리로 들어가고 대신 꾀죄죄한 몰골을 하고 있는 젊은 사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누런 무명옷에 다 떨어진 짚신을 신고 있었으며 아직 상투도 트지 않은 채 패랭이를 쓰고 있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단상 앞에 나와 있는 그 꾀죄죄한 사내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지필에게는 재설군이라는 말이 그 어떤 말보다도 훨씬 또렷하게 들어왔다. 지필의 졸린 눈은 어느새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호기심으로 금세 또렷해졌다.
---「4장」 중에서

콜브란은 새로 이사 온 소의문의 거대한 저택으로 돌아와 이델과 크리스틴에게 자신이 오늘 겪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콜브란은 알렌과 고종황제 덕분에 앞으로 35년 동안 서울 시내의 철도와 전등 및 전화 부설권을 자신과 보스트윅이 함께 나누어 가지게 되었으며, 이 계약은 우리 가족들에게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자신은 기술 제공만을 약속했을 뿐 인자한 이 나라의 황제가 모든 자본금을 출자하기로 되어있기 때문에,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이 사업을 통해 손해를 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라 가족들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이러한 식의 계약은 콜로라도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몇 개 언급하며 가족들의 손을 잡고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10장

그때 지필의 눈에서 다 마른 줄만 알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지필은 갑자기 손을 머리 뒤로 가져가 망건을 풀어 바닥에 내던졌다. 망건에 가려져 있던 지필의 이마가 드러났다. 그는 이어서 머리를 고정시키고 있던 동곳을 뽑아 망건 위에 던졌다. 그가 고개를 두어 번 휘젓자 기름이 잔뜩 낀 지필의 머리가 산발이 되어 가슴까지 내려왔다. 그가 또렷한 목소리로 아우들에게 말했다.
“내가 씹할 이런 아우들이랑 지내면서 그동안 어울리지도 않는 머리모양을 하고 다녔어. 나 같이 소 모가지나 따던 새끼가 무슨 양반이 되겠다고……. 씹할, 나한테 어울리지도 않는 것을…….”
---「32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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