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개인과 업에 대한 이야기
우리의 본체를 증득한다면 있는 그대로 실상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실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볼 수 있어요. 그 다음 단계는 수용입니다. 맑은 생각, 맑은 느낌, 맑은 말, 맑은 행동으로 나아갑니다. 참 나를 증득하고 나서는 어떻게 이 맑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나타납니다. 이것을 위한 도구로 ‘나는 누구인가?’, ‘이 뭣고?’라는 질문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질문에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인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로 넘어갑니다. 이것을 이해하기는 무척 쉽지만 수행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깨달을 수 없습니다. 깨닫지 못하면 우리 사이에 있는 문제들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오랜 기간 동안 다른 얼굴로, 표면적으로는 다른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문제, 고통의 본질, 근본적인 원인은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나’ 말입니다. 이것은 별개로 동떨어진 존재로서의 아상에서 비롯됩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법문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하며 지금부터는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2장. 집단과 업에 대한 이야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는 한 개인으로서 직업을, 소속 집단을 찾고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본체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깨달음으로써 다른 집단과 타인을 돕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8식, 장기 기억 자체가 아님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이러한 기억을 사용하는 것이고 기억의 소유자이며 업의 주인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속한 집단과 동일시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업으로 인해 그 집단에 속해 있음을 보고, 업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자신의 업을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노력하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직관이 필요합니다. 존재의 본질과 생사, 우리의 진성 또는 불성에 대한 직관은 매우 유용하며 개인 차원에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3장. 우리는 누구인가?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다는 것은 더 이상 이 세상에 괴로움을 만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무척 중요한 말입니다. 화두는 의식을 열어 주어 궁극적인 깨달음의 길로 향하게 합니다. 더 이상 정의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더 이상 범주화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개인이나 집단의 정체성을 다루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마음이 단순하고 맑아지는, 허공처럼 맑고 거울처럼 맑아지는 이 화두를 들기만 하면 됩니다. 화두는 마음을 100% 열어 우리가 명확하게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만지고 생각할 수 있게 합니다. 이 거울에 비춰지는 것을 우리는 진리, 실상이라고 부릅니다. 하늘은 파랗고 나무는 초록색이며 개는 짓고 새는 지저귑니다. 바로 이 순간 이 건물 앞으로 큰 버스가 지나가는 소리 들리지요? 단순하고 맑으며 찰나적이고 매우 세밀합니다. 실상을 비춥니다.
4장.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습니까? 진정 모릅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으니까요. 우리는 어디로 갑니까? 시간을 앞질러 갈 수도 없으니 이 또한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존재할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실상입니다. 그 외에는 다 허상이에요. 숭산 선사님의 말씀을 한 구절 인용해 볼까 합니다. 큰스님께서 남기신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방향을 명확히 해라!”였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어떤 기법이나 지적인 가르침, 생각이나 양식, 체계 등이 아니었습니다. 방향이었습니다. 이 법문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어디로 갑니까?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다가 은퇴하면 어떻게 사실 겁니까? 이생에서의 삶이 끝나면 어디로 갑니까? 무척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이 순간 우리 마음이 생각 이전의 상태로 허공같이 맑고 거울같이 맑으면, 방향은 언제나 올바릅니다. 이 순간이 탐진치로 가득차면 미래 역시도 그렇게 됩니다.
5장. 운명과 자유의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나요?” 이들은 자신의 행복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문에 모든 것이 어그러집니다.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진다는 것을 진정 본다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고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어 모두가 함께 행복해집니다. 아시겠지요? 좋은 감정 외에도 올바른 지혜도 필요합니다. 때로는 성인이 아이와 같이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뭘까? 아이스크림을 2파운드 먹으면 행복해질 거야!” (청중 웃음) 진정한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내가 진정한 행복을 찾으면, 다른 사람들도 자동적으로 나에게서 행복을 찾게 됩니다. 맑고 자비로우며 안정된 마음을 지니십시오. 이러한 마음은 완전히 열려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언지를 보게 됩니다. 때로는 그들이 바라는 바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도 모른 채 그저 무언가를 바라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정말 필요한 것을 찾아준다면 그것은 진정한 행복입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