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마당 /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생태 지혜
마을숲은 산과 들에 저절로 생긴 숲이 아니에요.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 가꾼 인공숲을 마을숲이라고 하지요. 마을숲에 있는 나무를 보면 그 마을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마을숲에는 그 마을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거든요. 옛날에는 마을마다 마을숲이 있었어요. 자연숲이 울창했던 옛날에 우리 조상들은 왜 굳이 마을숲을 만들어 가꾸었을까요? 지금부터 전통 마을숲을 여행하면서 알아볼까요?
* 동구숲 : 마을 입구에 가꾼 숲을 동구숲이라고 해요. 마을 밖으로 나가는 동구길이 지나치게 커서 빈 듯해 보이는 곳에 나무를 심어 마을을 둘러싸지요. 동구숲에는 마을을 지키는 장승, 돌탑, 당집 등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요.
* 뫼숲 : 물이 자주 넘치는 곳에 물난리를 피하려고 만든 숲이에요.
* 동산숲 : 마을 동산에 가꾼 숲이에요. 마을로 부는 찬바람을 막으려고 동산에 나무를 심어 마을을 에워싸게 하지요. 마을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숲이에요.(본문 16~17쪽, 그림으로 설명)
둘째 마당 / 옛집에 얽힌 지혜
볏짚은 벼의 낟알을 떨어낸 줄기를 말해요. 낟알들을 우수수 떨어낸 줄기니까 찌꺼기나 다름없어요. 그런데 옛날 사람들은 얼핏 쓸모없어 보이는 이 볏짚을 아주 소중한 보물로 바꾸었어요. 옛날 조상들이 볏짚을 어떻게 소중한 보물로 변신시켰는지 우리 함께 구경해 볼까요?
* 지붕갈이는 초가지붕의 썩어가는 짚을 걷어내고, 새 짚으로 지붕을 덮는 일을 말해요. 지붕갈이를 하려면 먼저 짚으로 지붕에 얹을 이엉을 만들어야 해요. 이엉은 짚을 여러 가닥 합쳐 서로 교차하면서 엮는 것을 말해요. 이엉 한 장의 길이는 5미터 정도 하는데, 웬만한 초가지붕 하나를 덮으려면 이엉 70여 장이 필요하지요. 이엉을 다 엮으면 지붕 위로 올라가 낡은 이엉을 걷어내요. 초가지붕은 대개 예닐곱 개 층으로 이엉이 덮여 있어요. 낡은 이엉을 하나씩 걷어내고, 그 자리에 새로 엮은 이엉을 지붕에 올려서 이엉 잇기를 하지요. 이엉을 이을 때에는 처마부터 한 켜 한 켜 이엉을 겹쳐가며 점점 위로 올라가요.(본문 45~47쪽, 사진으로 설명)
* 다락에서 나온 마루
한옥의 난방장치로 구들이 있었다면 냉방장치로는 마루가 있어요. 한옥 마루에는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없어도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지요. 그 까닭이 뭐냐고요?
본래 마루는 남쪽지방의 다락에서 발달했어요. 다락은 땅바닥에서 멀리 떨어진 높은 곳에 꾸민 원두막 같은 집이에요. 남쪽지방은 여름이 무덥고 후텁지근한 데다 비가 많이 내리지요. 이 지방 사람들은 습기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원두막 같은 다락을 짓고 살았어요. 이 다락집이 고려시대에 이르러 집 안으로 들어가 방과 방 사이를 잇는 마루로 바뀌었지요. 그러니까 다락이 마루를 낳은 셈이에요.(본문 65쪽, 사진으로 설명)
셋째 마당 / 자연을 이용한 옛일의 지혜
옛날 조상들은 땅을 받들면서 농사를 지었어요. 어떻게 받드느냐에 따라 한 해 농사가 결정되었지요. 땅을 받들다니, 무슨 말이냐고요? 요즘은 농작물에 벌레가 끼면 농약을 뿌리고 잡풀이 무성하면 화학 제초제를 이용하지요. 농약과 화학 제초제는 땅을 병들데 하는 원인이에요. 옛날 조상들은 자연을 해치는 일 없이 땅의 힘을 돋우는 방법으로 농사를 지었어요.
* 이랑과 고랑을 나누자
이랑은 밭을 갈 대 골을 타서 만든 두두룩한 곳을 가리키고, 고랑은 두두룩한 두 땅 사이의 낮은 곳을 말해요. 대개 밭갈이를 마치고 이랑과 고랑이 나누어지면 곧바로 씨앗을 뿌리지요. 우리나라는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려 고랑을 내주지 않으면 물이 잘 빠지지 않아 작물이 썩는 경우가 많아요. 고랑은 물이 흐르는 배수구가 되지요.(본문 92~96쪽)
* 밀물과 썰물을 이용한 고기잡이 ‘그물과 어살’
서해안에서는 고기를 잡을 때 중선망이라는 그물을 주로 사용했어요. 중선망은 입구가 넓고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긴 자루같이 생긴 그물이에요. 한편 수심이 깊고 모래사장이 발달한 동해안에서는 후릿그물을 많이 이용했어요. 어살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만든 함정인데, 서해안에서는 독살이, 남해안 에서는 죽방렴이 발달했어요.(본문 100~103쪽, 그림으로 설명)
넷째 마당 / 빛나는 우리 문화, 그 멋에 담긴 지혜
* 숨을 쉬는 창호지
옛사람은 유리문을 달지 않고 문살에 창호지를 발라 바깥바람을 막거나 강한 햇살을 피했어요. 문살에 창호지를 바르면 여러 가지 효과가 있어요. 겨울날 찬 바깥바람을 막을 수 있고, 더운 여름철에는 방 안에 습기가 차는 것을 막을 수 있지요. 창호지는 습도를 알맞게 조절해주는 기능을 하거든요. 습기가 많을 때에는 빨아들였다가 건조하면 내뿜어주지요.(본문 125쪽, 그림으로 설명)
* 한지는 어떻게 만들까?
한지가 다른 종이에 비해 질이 좋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요. 한지는 모든 과정을 사람의 손을 거치거든요. 한지를 만들려면 모든 과정을 거치는 데 아흔아홉 번의 손질이 간다는 말이 있어요. 정성을 다해야만 천 년을 사는 한지가 만들어지지요. 천 년을 사는 종이를 만들었던 조상들이 참 자랑스럽죠?(본문 126~128쪽, 그림으로 설명)
다섯째 마당 / 빛나는 우리 문화, 그 멋에 담긴 지혜
* 기름진 밥맛 ‘가마솥’
우리 땅에서 자란 쌀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무쇠로 만든 가마솥의 영향이 크답니다. 가마솥은 한참 지나야 뜨거워지고, 달아오른 열은 좀처럼 식지 않아요. 장작에 불을 때면 그 열을 서서히 전달하여 음식물을 속속들이 익혀주지요. 또 한 번 끓인 음식물을 오랫동안 식지 않게 해주기 때문에 가마솥에다 지은 밥은 반지르르 윤기가 돌고, 기름지고, 차져요. 또 가마솥에 밥을 지으면 덤으로 구수한 누룽지와 숭늉을 먹을 수가 있지요.(본문 145~146쪽)
* 최고급 소금 ‘자염’을 만들어요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과 남해안 지역에서는 염전에서 갯벌 흙을 이용하여 소금을 만들었어요. 이곳에서 만들어진 소금은 처음부터 마무리 작업까지 우리의 기후와 지형 조건을 이용한 최고급 소금이지요. 이 소금을 따로 ‘자염’이라고 해요.
자염은 천일염이 나오기 전까지 옛날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먹던 우리 고유의 전통 소금이에요. 이 자염이야말로 미네랄이 풍부한 진짜 소금이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1950년대에 자염보다 값싼 천일염이 널리 보급되면서 자염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어요. (본문 164~166쪽, 사진으로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