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휴浮休 문파 제3대 제자로서, 부휴 선수(浮休善修, 1543~1615)-벽암 각성(碧巖覺性, 1575~1660)-취미 수초(翠微守初, 1590~1668)-백암성총으로 이어지는 법맥을 이었다. 성총의 생애는 백암당성총대선사비문栢庵堂性聰大禪師碑文과 동사열전東師列傳의 백암종사전栢庵宗師傳이 있다. 이를 중심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백암 성총栢庵性聰은 1631년(인조9)에 전라도 남원에서 태어났다. 13세에 순창 취암사鷲岩寺에서 출가하여 16세에 법계를 받았다. 18세에는 지리산 취미翠微대사에게 나아가 9년간 수학해 법을 전해 받고 30세부터는 명산을 두루 다니면서 송광사松廣寺, 징광사澄光寺, 쌍계사雙溪寺 등지에서 강석을 펴서 후인을 지도하였다. 그는 불경 이외에 외전에도 능통했고 시를 잘 지어 당시의 명사들과 교유가 있었는데, 김문곡金文谷 정동명鄭東溟 남호곡南壺谷 오서파吳西坡 최동강崔東岡 등이 유명하다. 그의 삶의 전환점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즉 숙종 7년(1681) 가을에 서적을 가득 실은 배가 풍랑을 만나 신안 앞바다 임자도荏子島에 좌초하였는데 여기에는 명나라 평림平林 섭기윤葉祺胤 거사가 교간校刊한 여러 문헌이 실려 있었다. 성총은 소문을 듣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단편들을 수습하여 190여권의 책을 간행하여 징광사 쌍계사 등지에 안치하였다. 성총의 판각은 숙종 21년(1695)에 회향식을 하기까지 약 15년 동안 지속된 거대한 불사로서 한국의 출판사, 문화사, 불교사에 큰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남긴 저술을 시대순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정토보서淨土寶書」1686년(숙종12) - 56세
「금강반야경소론찬요간정기회편金剛般若經疏論纂要刊定記會編」상동
「사경지험기四經持驗記」상동
「대혜보각선사서大慧普覺禪師書」상동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상동
「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상동
「고봉화상선요高峰和尙禪要」상동
「대방광불화엄경소초大方廣佛華嚴經疏?」1690~1700
「대명삼장법수大明三藏法數」1690년(숙종16) - 60세
「백암정토찬栢庵淨土讚」1693(숙종19) - 63세
「화엄현담회현기華嚴懸談會玄記」1695(숙종21) - 65세
「치문경훈緇門警訓」상동
「대승기신론소필삭기회편大乘起信論疏筆削記會編」상동
「백암집栢庵集」- 사후 간행
이 가운데 정토신앙과 관련된 문헌으로는 「정토보서」와 「백암정토찬」이 있다. 「백암정토찬」은 그가 만년에 귀의한 염불신앙의 요체와 자신의 체험적 신앙을 담은 가요인데, 그의 판각활동과 관련하여 볼 때 「정토보서」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정토보서」에는 아미타불의 인지因地, 정토기신문淨土起信文, 염불법문念佛法門, 염불의 공덕, 불설아미타경, 염불현응念佛現應, 일과염불日課念佛, 역대존숙歷代尊宿, 정토과험淨土果驗 등 염불과 관련된 여러 글들이 다채롭게 소개되어 있다. 가히 염불신앙의 체계화를 꾀한 의미 있는 편집이라 할 수 있다. 「백암정토찬」은 「정토보서」의 간행을 통해 교학적으로 준비된 과정을 통해 장편의 가요를 뒷받침할 힘을 저장한 상태에서, 저자가 63세라는 인생의 노년기에 저자 자신의 체험과 시적 감흥이 어우러져 탄생한 명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