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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곡리 반딧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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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곡리 반딧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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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8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60g | 150*215*20mm
ISBN13 9788990274458
ISBN10 899027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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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유소림
시인. 1952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여성민우회 편집실장, 주간〈내일신문〉여성부 팀장과 편집위원, 주간〈미즈앤〉편집위원 등을 역임했다. 양친이 말년을 보낸 강원도 강릉 퇴곡리에 내려가 2005년부터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저서로 『신쥬쿠의 시궁쥐 비둘기』, 『살아 키우시고 죽어 가르치시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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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져 마당에 흩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톱으로 잘라 불쏘시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양을 보더니 김 사장이 다시 아저씨를 부른다. “어이, 이씨, 사모님 나무 좀 해드려.” 아저씨는 언제 어디서건 온갖 잡동사니 일을 흔쾌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진짜 잡부’라는 걸 증명하기라도 하듯 어디선가 손도끼를 꺼내들고 와 나무를 한다. 예쁜 손도끼였다. 아저씨는 놀이하는 아이처럼 손도끼를 반짝이며 즐겁게 일을 한다. 금방 사과상자 수북이 잔가지들이 쌓였다. 아저씨가 돌아가고 난 뒤에 보니 뒤뜰에도 아저씨의 손도끼만큼이나 예쁜 불쏘시개 더미가 무슨 설치예술품처럼 놓여있었다.
쟁쟁한 쟁이들에게도 대접이 시원찮은 요즘 세상에 ‘쟁이’도 아닌 ‘잡부’라는 이름을 달고서도 그렇게 즐겁게 일하고 그렇게 천진한 웃음을 보일 수 있는 그 아저씨. 자신의 이익과 그다지 관련도 없고 하찮기만 한 일에도 자연스런 정성이 우러나는 사람. 이씨 아저씨는 도시 아스팔트 위에 홀연히 나타난 노랑나비를 생각나게 했다. ……… 우리의 세계는 끝없이 흐르는 무상(無常)의 세계로, 온통 절망뿐이지도 않고 온통 희망뿐이지도 않은 곳이다. 하지만 반딧불이가 사라지고 막돌로 아름다운 돌담을 쌓는 그 손과 아무 소리없이 뒤뜰에 불쏘시개를 쌓아놓는 그 마음이 사라져가는 건 아무래도 위태로운 일이다. 이 세계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에게 위태로운 일이다.
--- 〈퇴곡리 반딧불이〉 중에서

갈비를 사러 농협 슈퍼에 간 엄마에게 주인은 갈비 대신 가루비누를 내주었다. 엄마가 ‘가루비’ 달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가락동이란 동네 이름을 잊어버리곤 ‘우동동’이라 했다. 가락국수를 생각하며 이름을 외운 모양인데 중간에 그만 국수가 우동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엄마의 모국어는 욕설이 그다지 풍부하지 못한 언어였던 탓에 엄마는 한국어의 그 무궁무진하고 강렬한 감정표현에 쉽게 익숙해지질 못했다. “아, 그 사람 나쁜 말만 해. 지라리하고 넘어졌다(지랄하고 자빠졌다), 그런 말만 해.”
엄마의 자식들은 엄마가 이런 가엾은 수난을 겪을 때마다 허리가 휘어져라 박장대소하였다. 그러면 엄마도 같이 따라 웃었다.
우리 가족이 일본에서 잠깐 살 때 나는 일본어 발음 때문에 종종 아이들에게 구박을 당했다. 네 식구 중에서 발음이 가장 좋은 작은놈에게 특히 면박을 많이 받았다. 그건 일본말도 아니야, 엄마. 나는 그런 소릴 들으면서 비로소 난생처음 엄마의 외로움을 진실로 생각해보았다. 반세기의 세월을 모국어가 아닌 말,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는 말, 자신의 혀와 도저히 어우러지지 않는 말, 자식들에게도 웃음거리가 되는 말로 살아야 했던 엄마의 외로움을 자기자신 외에 그 누가 알 수 있었겠는가.
--- 〈꾸아리〉 중에서

우리는 부모 무덤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 세뱃돈 받는 어린 딸들처럼 제상의 과일을 내려 나누어 먹었다. 엄마, 동생들을 이렇게 많이 낳아주셔서 고마워요, 우리 모두 즐겁게 지내요. 큰언니가 그런 소릴 했다.
나는 언니들을 새삼 다시 바라보았다. 언니들은 길에 나서면 골목이 훤해질 만큼 곱던 여자들이었다. 그러면서도 얼마나 굳셌던가. 5·16 쿠데타 이후 아버지가 쫓기고 숨어다녀야 했던 십년 가까운 세월 동안 언니들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학교를 다녔고 일자리를 구했다. 그런 언니들이 어느새 앞머리 언저리가 희끗희끗해지고 눈가에 실주름이 잡혀있다. 모두들 소복이 어울리는 나이가 된 것이다. 어미 잃은 딸들이 이제 스스로가 어미가 된 것이다.
--- 〈들국화〉 중에서

수염을 길러 할아버지의 행색이 된 아버지는 약수물도 떠오고 논두렁 밭두렁을 걸어 멀리 산책도 나가고 밤이면 호롱불 밑에서 독서를 했다. 아마도 그 책들은 전부가 ‘무시무시한’ 금서였을 게였다. 지금에야 그런 책들 무시무시하기는커녕 대낮 한길 바닥에 활짝 펼쳐져 있다 해도 지나가는 강아지조차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되고 말았지만 당시의 아버지에게 그 독서는 자신의 혼신을 다한 일이었을 것이다. 휴일이면 아버지는 어린 나에게 “맑스 엥겔스가…”로 시작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당신이 독서에서 새롭게 터득한 것들이 가슴속에서 저절로 밀려나왔기 때문일 터였지 싶다. 그렇지만 열두살짜리가 무얼 알아들었겠는가. 나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나 그 맑스 엥겔스가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정도였다.
--- 〈아버지의 꽃〉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유소림은《녹색평론》을 통해 알게 된 시인이다. 그의 시나 산문이 실리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가 퇴곡리 시골로 가서 직접 농사지으며 쓴 글을 읽으면서는 형님이라고 부르고 싶은 친밀감마저 느꼈다. 그 집 마당에서 피고 지는 제비꽃, 도라지꽃, 나리, 구절초, 머위 등과 우리집 마당의 그것들과 남남이 아니듯이.
나이는 내가 많을 성싶은데도 형님이라 부르고 싶은 것은 나는 흙을 이르집다가 굵은 지렁이만 나와도 뒤로 나자빠질 뻔하는데 그는 곧잘 뱀도 길들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둘이 다 흙 만지기를 좋아한다고는 하나 그는 먹을 것을 가꾸니까 농사이지만 나는 잔디나 꽃 가꾸기에만 매달려 있으니 흙장난에 불과한 것도 그보다 한수 아래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게 한다.
《녹색평론》을 창간호부터 꾸준히 애독해 오면서 깨우치고 배운 것도 많다. 그 잡지의 일관된 논조는, 제어할 수 없는 욕망이 시키는 대로 달리는 이 무한경쟁의 시대를 향해 제발 자연과 이웃으로부터 덜 뺏고 덜 소비하고 덜 빠르게, 조금 더 불편하고 조금 더 가난하고, 단순소박하게 사는 게 더 행복한 삶이고, 지구와 인간이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삶이라고 외치는 데 있는 것 같다. 그 방면의 국내외의 연구자, 이론가들의 설득력 있는 글이나 연설문을 폭넓게 접한 것도《녹색평론》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글에 깊이 공감은 하지만 위로는 받지 못한다. 이대로 가다간 대재앙이 닥쳐와 지구가 멸망할 것 같은 공포감을 느낄 적도 있다. 같은 말을 하는데도 땅에 엎드려 노동하는 생활을 하는 유소림의 글은 그런 공포감을 서늘하게 비켜가면서 부드럽게 위로해준다. 단 몇 사람의 의인만 있어도 멸하지는 않겠다는 성경말씀도 있지 않은가.

박완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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