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전쟁을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의말을 행동으로 뒷받침할 각오가 되어 있다.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지키는 데서 머물지 않고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서구의 전쟁광들이 즐겨쓰는 단어인 자유는 다소 특이한 의미입니다. 그것은 전쟁광들의 자유인 동시에, 그들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의 감옥을 뜻한다. 이것과 잘 구별되지 않는 자유가 소비에트 아시아에도 존재합니다. 내가 지금 논하고 있는 문서에서는, 핵무기를 쓰지 않는 침략, 침투전으로만 진행되는 침략이라 할지라도 소비에트의 침략에 맞서 핵 폭탄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서에 따르면, 우리는 싸울 능력, 이길 능력, 총제적인 핵전쟁에서 목적 의식을 가지고 살아남을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당연히 실현 불가능한 목표이지요, 그러나 그들은 거짓말을 믿게 만들기 위해 자신들의 고유 브랜드인 자유를 이용하면서 정보를 차단당한 대중의 여론을 죽음을 행한 경주에 동참하도록 설득하려 합니다. 수소폭탄이 그들이 제공할 수 있는 최악의 무기는 아니라고 그들은 우리에게 힘주어 약속합니다.
핵무기는 군사적 발전의 최종 단계가 아니다. 핵무기의 수와 효력이 제아무리 증대되더라도, 그것이 군사 체계 발전의 마감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이어서 그 말뜻을 이렇게 설멸해 줍니다.
우리는 미국 항공 기술을 국제 파워 방정식의 제 1인수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숭고한 결론으로 유도합니다. 소비에트의 목표는 사악하고 무자비하다. 세계 무대에서 공산주의를 제거하기 위해 국민들(다시 말해 미국 국민들)은 기꺼이 노력하고 필요하다면 싸울 것이다. 이 점을 쟁점화해야 한다.
---pp. 435-436
어느 해 겨울, 친구와 나는 땅굴 집을 만드느라 한철을 다 보냈다. 기어들어가야 하는 길다란 통로와 180 세제곱 센티미터 크기의 방이 있는 공간이었다. 나는 하녀를 하나 꾀어 땅굴 집에 데리고 들어가, 키스도 하고 포옹도 해보았다. 한번은 그녀에게 나와 같이 하룻밤을 보내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그럴 바엔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대답하기에 곧이곧대로 믿었다. 게다가 그녀는 놀라움을 나타내면서, 나를 착한 소년인 줄 알았노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더 이상 아무런 일도 진전되지 않았다.
--- p. 60
『수학 원리』를 저술하는 동안 화이트헤드 부부와 나의 관계는 힘들고도 복잡했다. 세상에 드러나는 화이트헤드의 모습은 차분하고 합리적이고 사려 깊고 분별이 있었으나, 그를 깊이 아는 사람들은 그것이 겉모습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자제젹 강한 사람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그는 온건하다고 보기 힘든 충동들로 고생하고 있었다. 그는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 가톨릭 교회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가 그녀와 사랑에 빠지면서 마지막 순간에 간신히 꿈을 접었다. 늘 돈 걱정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합리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무모하게 돈을 쓰면서 그럴 여유가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는 자기자신에게 험한 욕설을 마구 퍼부어 부인과 하인들을 겁먹게 만들곤 했다. 때로는 며칠씩 완전히 입을 봉하여 집안 식구 누구와도 말하지 않았다. 화이트헤드 부인은 그가 미쳐버리지나 않을까 늘 염려했다.
--- p. 265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열정들이 마치 거센 바람과도 같이 나를 이리저리 제멋대로 몰고 다니며 깊은 고뇌의 대양 위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떠돌게 했다.
--- p. 13
레닌과 한 시간 동안 대화한 후 나는 약간 실망을 느꼈다. 애초에 그를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으나,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의 지적 한계가 뚜렷이 느껴졌다. 그가 신봉하는 마르크스주의는 다소 편협했고 작은 악마 같은 잔인한 일면마저 엿보였다. 나는 『볼셰비즘의 이론과 실천』이라는 책에 레닌과의 면담 내용과 러시아 여행기를 실었다.
--- p. 580
모든 사람들이 질문을 퍼부어댔다. 심지어 코펜하겐에서 전화로 물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목소리가 말하기를, "물 속에 잠겨 있을 때도 신비주의와 논리학을 생각하진 않으셨겠죠?" 내가 대답했다. "그렇소." 전화 속 목소리가 끈질기게 물었다. "그럼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물이 차갑다고 생각했소."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 p. 220
제가 건강이 좀 좋지 않은 관계로, 비트겐슈타인의 최근 연구를 파악하는 작업이 당초 의도만큼 철저하게 이루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그와 5일간 토론을 했고 그 과정에서 그가 자신의 생각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는 제게 『철학 소고』 중 상당 분량의 타자 원고를 주고 갔는데, 3분의 1 정도밖에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원고가 모두 거친 메모들로 되어 있어, 그와 토론하는 과정이 없었다면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래의 설명 정도라면, 그가 『논리철학 논고』 이후 처음 내놓은 생각들을 적어도 일부는 파악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 p.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