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신과 건국이라는 제목으로 몇 마디 말씀하고자 합니다. 방금 우리 나라 국민의 선결문제는 물론 건국입니다. 제일 기대되고, 제일 긴급합니다. 이와 같이 중대한 건국사업에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정신이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바이올시다. 대개 우주만물이 형체와 정신으로 되어 있는데, 그 두 가지는 분명히 각각입니다. 그러므로 형체는 비록 완전하여도, 그 정신이 핍절되어 있으면 이것은 확실히 사망한 것이고, 형체는 비록 손상이 되었어도 그 정신만이 건전하다면 이것은 절대로 사망한 것이 아닙니다. 개체에 있어서도 그러하거니와 단체나 사가나 국가에 있어서도 역연합니다. 건축물이 아무리 완전하여도 그 집에 거주하는 주인이 불화하여서 부자형제가 상쟁분리한다면, 그 가정을 가리켜 말하길 '망한 놈의 집'이라고 할 것입니다.
국가에 있어서도 국토는 비록 옛과 같이 그대로 있어도, 국민의 정신이 분산되어서 날로 상쟁을 일삼는다고 하면, 그 국가는 물론 망국입니다. 이와 반대로, 국토는 비록 외적의 침범을 당하였어도, 그 국민의 정신만이 일치단결 되어서 한 사람도 반동분자가 없다면 그것은 망국이 아니올시다. 비록 천지의 힘과 벽력의 위력으로도 능히 어찌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돌아보십시다. 과거 역사를, 그리고 최근 우리 한국 말년의 비참한 사실을 보더라도 모두 그 정신부터 상실하고 나서, 내종에 국토를 잃게 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한즉 지금에 우리가 부르짖는 건국이라고 하는것도 강산초목의 파괴된 것을 주워 맞추는 것이 아니고, 다만 분리되고 패망되었던 정신, 그것을 수습하고, 혹은 변환하여 국권을 회복하여야 비로소 완전한 건국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국민의 정신은 과연 어찌되었습니까. 우리를 지도하겠다고 자처하고 나오시는 여러분 신진용사시여, 먼저 묻고자 합니다. 그 정신이시여, 과거 몇 십년래로 어떠한 정신으로써 행동을 하셨으며, 현재는 과연 어떠한 정신으로써 우리를 지도하려 하십니까. 과거에 우리 정신은 고사하고, 우리의 말만 하여도 천히 알고 멸시하던 분은 없습니까. 현재에도 우리 나라 역사를 말하면 신화라고, 알지 못한다고, 아직도 외국을 쳐다보고 있는 분은 없습니까. 양심으로 대답하여 주십시오. 몇몇 분 형제자매가 시종 여일하게 우리 정신을 잃지 아니하고 있는 외에는 모두가 새로 정신을 차리고, 혹은 정신을 바꾸어야 할 때가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가 각각, 혹은 남쪽 집에서 밭 갈아달라고 주는 감홍로에 취하고, 혹은 북쪽 집에서 타적하여달라고 주는 약주에 취하여, 술주정은 제 집에서 하노라고 살림살이를 함부로 파괴하고, 만류하는 부모에게는 만만하다는 듯이 폭행 내지 상잔을 감행한다면 이야말로 신인이 공노할 일이 아니오이까.
"생각해 보십시다." 부모도 잃고 불쌍히 자라난 우리 형제가 정신을 차려서 화락한 살림을 시작하여서 일반 사회에 신임을 받아도 빈약한 형세가 부강하게 되자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를 일이거늘, 만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되겠습니까. 세상에는 대법강이라는 포승이 있어서 정신없이 불법의 일을 자행하는 자를 얽어서 자유롭지 못한 곳에 처하게 합니다. 가히 두렵지 아니할까요. 동포 여러분, 꼭 한마디 충고합니다. "새 정신을 차립시다." 우리에게는 건국이라는 대사가 부담되어 있습니다. 급합니다. 남의 부잣집 놀이에 춤출 사이 없이, 형제의 기한을 구제하는 정신과, 남의 집에서 떡 한 개 얻어먹은 것을 큰 은혜로 아는 그 마음을 미루어서 동포가 서로서로 생산의 은공을 보답할 정신과, 동포를 해하면 반드시 대화를 내린다는 정신과, 타인은 아무리 친절하여도 우리의 형제만 같지 못하다는 정신과, 소아의 자기 사욕을 채우려고 대아의 국가를 모른다면, 내종에는 대사의 큰 죽음이 돌아온다는 정신과, 남의 집 조상을 숭배하지 말고 여러 해 향불을 끊었던 내 집 조상에게 제사지낼 정신을 가집시다.
아직도 정신이 바로 들지 아니하신 분은 없는지요. 유구한 역사의 찬란한 문화를 가진 내 집 조상을 버리고, 남의 집으로 양자 가려고 생각하는 분은 없는지요. 아무리 하여도 정신이 나지 아니하는 분이시여, 스스로 가만히 생각하여 보십시오. 반만년의 긴 세월을 두고 우리를 낳으시고, 기르시고, 가르치신, 우리 조상 단군님께서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활명수를 가지시고 바로 우리 두상에 임하고 계십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부모님이 여러분을 낳으시고 기르실 때에 우리 삼신에게 빌던 말씀을 생각하지 못하십니까. "고이고이 자라서 부모님에게 효도하라고 빌었습니다." 우리는 다같이 배달나라 단군님의 자손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형제올시다. 다른 집과 같이 각 아비 자손도 아니올시다. 새 정신을 차려서 동족 상애로 건국사업을 완수하십시다. 서로 양보만 하면 됩니다. 태산을 끼고 북해를 뛰라면 그것은 못한다 하겠으나, 자성하여서 안분만 하고 난동하지 말면 새 정신이 나겠는데, 이것을 못한다 하면 될 말입니까. 아무쪼록 새 정신으로써 건국사업을 성취하기 바라오며 그칩니다.
(단기 4279년 12월 7일 오후 6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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