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며 국제 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먹을거리가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잃은 정체불명의 먹을거리라는 인식하에 현존하는 세계 식량 체계와 그 대안인 지역 식량 체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푸드가 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을 다룬 ‘맥도날드화’를 우리나라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먹거리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음식문맹자에서 음식시민으로 거듭나도록 사회 교육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음식문맹자, 음식시민을 만나다》 《비만, 왜 사회 문제가 될까?》 《먹을거리 위기와 로컬 푸드》 《슬로푸드 슬로라이프》 《농업사회학》 《원조의 정치경제학》 《어린이 먹을거리 구출 대작전》 《음식문맹, 왜 생겨난 걸까?》이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미래를 여는 소비》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가 있고 함께 옮긴 책으로는 《슬로푸드 맛있는 혁명》 《로컬푸드》 《슬로푸드 느리고 맛있는 음식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농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생명과 직결된 분야입니다. 물론 현대인의 삶에서 좋은 옷과 좋은 집, 각종 편의 시설과 문명의 이기를 빼놓고 생각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중 어느 것도 먹을거리만큼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휴대 전화가 없으면 좀 불편하기는 하겠지만 생존에 큰 지장은 없지요. 하지만 쌀과 채소, 과일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 23쪽, 농업의 중요성
오늘날 우리 농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이러다가 농업 자체가 아예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농민이 계속해서 줄어든다는 거예요. 노령화에 의해 농가 인구가 자연 감소되는 것은 물론이고, 농가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서 얼마 남지 않은 농민들조차 영농을 포기하고 농촌을 떠나고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농가 자녀들도 영농 계승을 원치 않고 있지요. - 37쪽, 농업이 사라진다면
산업형 농업이 확산되면서 농산물은 상품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은 소중한 식량이 되기도 하고 조상에게 바치는 신성한 제물이 되기도 했어요. 그러나 산업형 농업에서 농산물은 상품 그 자체입니다. 시장에서 거래를 위해 생산되고 유통되는 상품일 뿐 존중이나 경외의 대상이 아니지요. - 60쪽, 산업형 농업이 가져온 변화
산업형 농업에서는 주로 하나의 품종만을 경작하는 단작 재배가 이루어지는데 이 때문에 지력이 약화되고 토양이 황폐화됩니다. 지력이 약화되면 작물의 재배를 위해 더 많은 화학 비료를 쓰게 되고 화학 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땅이 산성화되지요. 현재 전 세계의 질소 비료 사용량은 1960년에 비해 8배나 증가한 8천만 톤에 이릅니다. - 66쪽, 지역 농업과 지역 음식에 끼치는 영향
대안 농업은 산업형 농업과는 매우 다릅니다. 산업형 농업은 시장이 요구하는 값싼 먹을거리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반면에 대안 농업은 높은 품질의 먹을거리를 생산해요. 산업형 농업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데 비해 대안 농업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연결을 강조하지요. 대안 농업은 이렇게 농민이 안정적으로 농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해 주고, 소비자가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97쪽, 대안 농업이 해법인 이유
이 책은 농업이 등장하고 발전한 뒤 산업형 농업이 전 세계에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산업형 농업이 대세가 되었으며 그로 인해 어떤 문제점이 생겨났는지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책을 읽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김종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