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소풍>으로 깐느 영화제 단편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광대들의 꿈>, <간과 감자> 등으로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을 생각하면 칸느 영화제 수상의 영예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1970년생으로, 1994년 서울예전 영화과 졸업 후, 1995년 폴란드 우쯔 국립영화학교 감독과를 수학, 정통 영화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96년, 영화 제작비 마련을 위해 출연했던 데이콤 CF에서,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눈물을 흘리던 유학생을 연기한 특이한 경력도 있다.
부모님의 반대도 불구하고, 소신 있게 서울예술대학교 영화과에 진학, 졸업 후 <오필리어 오디션>이라는 작품으로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에 참가했으며, 이후 <간과 감자>로 제4회 서울단편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고, 폴란드 토룬 영화제 단편 부문 대상을 비롯, 국제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이 작품은 그를 단편 영화계의 스타로 자리잡게 했다. 또한 서울단편영화제를 통해 그의 재능을 높이 산 왕가위 감독이 그에게 공동작업을 제안, 자신만의 세계가 분명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의 제의를 거부하고 영화 <소풍>을 만들었다.
이후, 슬픔을 안고 도시를 떠난 세 여자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로드무비 형식의 첫 장편영화 <꽃섬>을 완성, 2001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관객이 뽑은 신인감독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번 영화 <깃>은 그가 <거미숲>을 완성한 후 단 10일 만에 만든 자연주의 멜로 영화로, 자신의 자전적 체험과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 2005년 멜로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