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엘은 그 밤을 자신이 온전하게 성장한 순간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었다. 살며시 호텔 방문을 열었을 때 그것은 마치 자신의 미래로 향하는 문을 여는 것 같았다. 그 호텔 복도에서 요엘은 어린 시절을 영원히 떠났다. --- p.127
“너무 추웠어.” 그녀가 말했다. “겨울이 너무 추웠고 밤은 몹시 길었어. 게다가 어둠이 너무나 짙었고 숲도 한없이 깊었지. 얼음도 너무 많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너무 많았고. 난 미쳐버릴 것만 같았어. 결국 더 이상은 견딜 수가 없어졌어. 그냥 여행가방을 싸가지고 떠나고 말았지.” --- p.156
예니 라이덴께, 제가 우리 아버지 사무엘 구스타프손처럼 상스럽지 않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절대로 고함을 지르지 않아요. 저도 당신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요엘 구스타프손 올림 --- p.185
언제나 이 집에서 살아왔다. 그 옛날에는 엄마 예니도 여기서 살았었다. 그러나 어느 날 아침에 그녀는 여행 가방에 짐을 꾸려가지고 떠나 버렸다. 그때 요엘은 너무 어렸기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기억이 남아 있지 않았다. 살아오는 내내 요엘의 곁을 지켜준 사람은 단 한 사람, 아빠 사무엘뿐이었다. 그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뺨의 수염은 아무렇게나 깎은 채로 피로한 눈망울에 바다를 향한 갈망을 담고 살았던 사무엘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