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대문이 오불꼬불한 길 뒤에 은폐된 이유는 우선 한국의 지형과 관련이 있다. 한국의 마을은 보통 골짜기나 산비탈에 위치해 가옥과 연결된 길이 꼬불꼬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적인 현상은 나중에 유교적인 해석과 포장으로 인해 전통 한옥의 특징으로 정형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대문을 통해 내외출입을 하는 행위는 유교적인 시각에서 볼 때 남녀의 성행위를 방불케 한다. 그럴 경우 대문은 여자의 하문 또는 옥문을 상징한다. 유교 관념에서 성기와 성교 장면은 반윤리적이고 수치스러운 치부이므로 은폐 대상에 속한다. 더 나아가서 대문 접속자의 성행위를 제3자의 시선에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도 다분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 p.13
무거운 도자기그릇과 유기그릇은 열전도율이 높아 들고 서서 식히기에는 불편하지만 상에 놓으면 움직이지 않아 편리하다. 이는 구들에 가부좌를 하고 좌식식사를 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릇이라 할 것이지만, 의자에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식사를 하는 중국인들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숟가락에 담는 밥의 양이 많고 국물은 쏟아질 우려가 있기에 반드시 허리를 구부리고 고개까지 숙여야 먹을 수 있는데 이런 동작은 온돌에 앉았을 때는 용이하지만 걸상에 앉았을 때는 어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