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 다니던 시절 우리 대학생들은 탈춤에 흠뻑 빠져 있었습니다. 인간문화재 어르신들을 찾아가 탈춤을 배워 축제 때면 공연을 하곤 했습니다. 이 모든 게 우리 것을 알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가장 큰 꿈이 춤추고 노래하는 연예인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전국에 강연을 많이 다니는 나는 가수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걸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전통의 우리 춤이나 가락을 하는 아이들은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 것은 소중하다면서 실제 생활에서는 대부분 관심이 별로 없고 멀리 합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가락, 우리 춤을 추는 사람은 마치 서커스에서 묘기 부리는 사람처럼 희귀한 구경거리가 될 것만 같습니다.
이제라도 우리 어린이들이 우리 민족의 문화와 전통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계승하고 발전시킬 사람이 바로 우리 어린이들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할 때라야만 우리나라가 문화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또한 우리 민족 문화의 우수함을 세계 만방에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것을 아끼고 사랑한 다음에 세계적인 글로벌 인재도 되는 것임을 어린이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썼습니다. 많이 사랑해 주세요.

4대가 함께 살고 있는 병만이네 가족은 대대로 양춘에서 살고 있다. 탈춤계승자인 증조할아버지 밑에서 병만이의 할아버지, 아버지 모두 탈춤을 추며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다. 병만이도 탈춤 공연이 있는 날에는 가족을 도와 청소도 하고, 관람객들을 안내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몸이 아파서 홀로 쉬고 있는 어느 날 병만이는 텔레비전에 나온 브레이크댄스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하루 종일 브래이크댄스 생각만 하던 병만이에게 스티브가 나타난다. 스티브는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양춘에 온 흑인소년이다. 브레이크댄스를 잘 추는 스티브는 병만이의 간곡한 요청으로 브레이크댄스를 가르쳐준다.
병만이는 브레이크댄스 연습 때문에 탈춤 연습에 소홀해지고, 탈춤을 강요하는 가족들에게 답답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문화적 차이를 느낀 스티브는 병만이 아버지의 권유로 탈춤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탈춤 공연을 본 스티브는 탈춤의 매력에 빠져 병만이의 증조할아버지를 찾아가 탈춤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병만이는 브레이크댄스를, 미국에서 온 스티브는 탈춤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그러면서 병만이와 스티브의 우정은 점점 멀어지는데……